산악 코스의 좁은 페어웨이. 원형으로 표시된 구역 안에 공 하나가 멈춰 서자 갤러리의 박수가 터졌다. 버디 기회를 만든 ‘굿샷’이다. 그런데 이 대회에서는 박수가 한 번 더 나온다. 공이 원 안에 들어가는 순간,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금 50만원도 함께 적립되기 때문이다.
KLPGA 투어 맥콜·모나용평 오픈 11번 홀에 마련된 ‘맥콜 존’. 공이 원형 구역 안에 멈추면 기부금 50만원이 적립된다. wavve 유튜브 캡처
26일 강원도 평창의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2회 맥콜·모나용평 오픈(총상금 10억원)에는 이처럼 특별한 홀들이 마련돼 있다. 4번 홀에 지정된 ‘모나용평 존’과 9·11번 홀의 ‘맥콜 존’이다.
4번 홀 ‘모나용평 존’. 선수의 공이 원형 구역 안에 멈추면 기부금 50만원이 적립된다. wavve 유튜브 캡처
선수의 티샷이 각 홀에 마련된 원형 구역 안에 멈추면 50만원이 적립되는 방식이다. 특히 ‘맥콜 존’은 9번과 11번 홀 두 차례 기회가 있어, 선수 한 명이 하루 최대 100만원까지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대회 기간 조성되는 기부금은 ‘모나용평 존’ 최대 1500만원, ‘맥콜 존’ 최대 3000만원이다.
KLPGA 투어 맥콜·모나용평 오픈 1라운드에서 ‘맥콜 존’과 ‘모나용평 존’을 통해 적립된 기부금 현황. 선수들의 샷 성공에 따라 기부금이 적립됐다. 김리원 기자
첫날부터 기부금은 빠르게 쌓였다. 1라운드에서만 ‘맥콜 존’ 53차례(2650만원), ‘모나용평 존’ 26차례(1300만원) 등 총 79차례 공이 기부 존에 들어가며 하루 만에 3950만원이 모였다. 특히 ‘맥콜 존’은 첫날에만 목표액의 88%를 채웠고, 27일 2라운드 오전에는 사흘 목표였던 3000만원을 모두 달성했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적립한 선수는 이채은2였다. 1·2라운드 동안 세 차례 기부 존에 공을 올리며 혼자 150만원을 적립했다. 우승 경쟁과는 또 다른 순위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기부 홀은 대회 메인 스폰서인 일화가 스포츠와 나눔을 연결하기 위해 마련한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대표 제품인 맥콜의 이름을 딴 ‘맥콜 존’을 통해 선수들의 플레이를 기부와 연결했고, 갤러리들에게도 또 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일화 관계자는 “이번엔 2라운드 오전에 일찌감치 목표액이 적립돼 의미 있게 보고 있다”며 “선수들의 플레이가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선수는 단 한 명이다. 하지만 버치힐에서는 선수들의 샷 하나하나가 또 다른 기록도 만든다. 공 하나가 원 안에 멈출 때마다 기부금도 함께 쌓였고, 그 나눔은 대회가 끝난 뒤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