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에 도로 녹고 철도 휘고 병원 과부하…英·佛 6월 기록 경신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유럽을 덮친 기록적 폭염으로 도로·철도 등 기반 시설이 훼손되는가 하면 병원의 응급 대응 부담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에선 6월 최고기온 기록이 잇따라 깨졌고, 이탈리아 등 남부 유럽은 주말 40도대 폭염을 앞두고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0일 시작한 폭염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독일에선 A2 고속도로 노면이 녹아 여러 차로가 뒤틀리고 갈라졌다. 스웨덴에선 고온으로 선로가 휘면서 화물열차가 탈선해 스톡홀름과 예테보리 사이 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프랑스 파리는 전날 최고기온이 40.9도를 기록해 6월 기준 역대 최고기온을 새로 썼다. 영국도 같은 날 36.9도까지 올라 6월 최고기온 기록을 사흘 연속 경신했다. 영국 기상청은 남부와 동부 잉글랜드 지역에 발령한 적색 폭염경보를 사흘째 연장했다. 영국에서 이런 경보가 사흘 연속 발령된 것은 처음이다.
네덜란드 당국도 거의 전역에 적색 폭염경보를 내렸고, 상당수 학교가 문을 닫았다. 이탈리아에선 주말부터 폭염이 더 강해져 올여름 첫 40도대 기온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폭염은 각국의 보건 체계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런던 응급 구조 당국은 "도움 요청 전화가 50% 늘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의료진도 "응급 신고와 진료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리 응급의학계 관계자는 "최근 24시간 동안 파리 응급의료 체계 내에서 사망자가 55명 발생했다"며 "평소 3~4명 수준과 비교하면 뚜렷한 초과 사망"이라고 말했다.
행사 취소와 관광지 운영 차질도 잇따랐다. 파리 경찰은 솔 리 데이즈 음악 축제 등 대형 행사 취소를 요청했고, 벨기에에선 나폴레옹의 패전으로 이어졌던 1815년 워털루 전투 재연 행사가 폭염으로 취소됐다. 프랑스 당국은 폭염 속 응급 부담을 줄이기 위해 파리 시내 공공장소 음주 금지 조치도 시행 중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폭염이 '오메가 블록'으로 불리는 정체성 기압 배치의 영향으로 뜨거운 공기가 유럽 상공에 갇히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 기후 모니터에 따르면 현재 일부 지역 기온은 계절 평균보다 최대 18도 높았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번 폭염이 이달 말부터 중부 유럽과 발칸반도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유럽의 폭염이 더 강해지고 길어지고 있다"며 특히 "북유럽 주택 상당수가 더위를 배출하기보다 보존하도록 설계돼 있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작년 자료를 보면 유럽의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이 약 20%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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