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효능감 낮을수록 게임에 뇌 민감 반응
작은 성취 늘리면 치료에 도움
작은 목표를 성취해내는 경험을 통해 자기효능감이 높아지면 인터넷게임장애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정석·최홍 교수 연구팀은 뇌파(EEG)를 활용해 인터넷게임장애와 자기효능감의 관계를 최초로 확인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퍼블릭 헬스’에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진은 성인 인터넷게임장애 환자 46명과 건강한 성인 45명을 대상으로 게임 화면을 봤을 때 나타나는 뇌의 반응을 비교 분석했다.
인터넷게임장애는 스스로 게임 이용을 조절하지 못해 학업·직업·대인관계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전 세계 유병률이 알코올 중독과 비슷한 수준인 6.7%로 높은 편이며, 최근 스마트폰과 고사양 게임의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인터넷게임장애 치료에 자기효능감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게임 화면과 일반 사진을 보여주며 뇌파를 기록하고, 게임 화면을 본 직후 뇌에서 나타나는 전기신호(LPP)의 크기도 함께 측정했다. 동시에 설문을 통해 참가자들의 자기효능감과 대인관계 수준도 객관적 지표로 점수화한 뒤 이들 변수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터넷게임장애 환자는 게임 화면을 볼 때 뇌의 중심 두정엽 영역에서 해당 장애를 겪지 않는 이들과는 다른 뇌파 반응이 나타났다. 뇌파 신호가 발생하는 부위를 심층적으로 역추적한 결과에서도 인터넷게임장애가 있으면 해당 부위 주변의 신경 활성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이 부위는 눈으로 본 정보와 손으로 하는 조작 행동을 연결하는 감각 처리 영역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게임을 오래 반복할수록 화면만 봐도 몸이 먼저 반응하면서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고 게임을 지속하게 되는 패턴이 굳어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또한 자기효능감이 낮을수록 게임 자극에 대한 충동을 억제하는 통제력이 약해져 인터넷게임장애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인터넷게임장애 환자의 자기효능감 점수는 평균 24.5점으로 건강한 대조군(30.3점)보다 낮았고, 대인관계 점수 역시 인터넷게임장애 환자군(76.3점)이 대조군(94.1점)과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인터넷게임장애 같은 중독성 장애가 있을수록 자극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 커서 뇌의 전기신호 진폭도 크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는데, 연구에선 인터넷게임장애가 있으면서 자기효능감 점수가 낮을수록 게임 화면을 볼 때 뇌 전기신호가 커지는 양상이 관찰됐다.
최정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터넷게임장애 환자의 뇌 반응과 자기효능감 사이의 연관성을 뇌파라는 객관적인 지표로 처음 확인한 결과”라며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긍정적 경험과 생활관리가 인터넷게임장애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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