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호르무즈 상선 피격에 이란 보복 공습…종전 합의 균열 우려
이란 미사일·드론 기지 등 타격
싱가포르 선박 피격 하루만에 대응
트럼프, 휴전 위반 경고 현실화
이란군 “중동 내 美기지 타격”
종전 MOU 발효 9일만에 위기

미군이 26일(현지시간) 이란을 상대로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후속 협상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하자 하루 만에 반격을 가한 것이다. 양측의 종전 합의가 또 다시 고비를 맞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이 어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에 대한 공격에 대한 강력 대응을 위해 미 항공기는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저장시설과 해안 레이더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전날 새벽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던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러블리’를 최소 4기의 자폭형(일회용) 드론으로 공습했다.
이러한 미 중부사령부의 발표 후 이란 혁명수비대는 중동 내 미군 기지 여러 곳을 타격했다고 공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남부 레바논 휴전 위반에 이어 약속을 저버리는 미국 정권 역시 늘 그랬듯 몇시간 전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혁명수비대 해군이 이런 침략에 대한 대응으로 역내 미국 테러리스트 군대 기지 여러 곳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다양한 구실을 대며 호르무즈 해협의 비인가 경로를 통과하던 위반 선박의 통항을 이유로 이란 해안을 공격했다”고 피력했다.
양측 종전 양해각서(MOU)가 발효된 지 9일 만에 균열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앞서 미국과 이란이 14일 합의하고 17일 정식 서명을 거쳐 발효된 종전 합의 양해각서는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후 양측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대이란 제재 해제 등을 놓고 후속 협상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한때 협상이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공습 발표 전까지 대응 방침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이 보복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그러다 이로부터 약 한 시간여 만에 미군의 보복 공습 사실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체결된 60일 휴전 이후 이란이 협정 조건을 위반할 경우 군사행동을 재개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은 휴전 협정에 서명했고 우리는 이를 준수해 왔다”며 “양해각서가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이견이 있다면 전화를 걸면 된다”고 게시했다. 이어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결정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이란의 이번 공격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 관심은 이번 공습 재개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데 얼마나 차질을 줄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휴전 합의가 최종 체결되기 전까지 서로 공격을 주고받았음에도 지난주 일시적인 평화 협정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양측은 여전히 협정의 핵심 조항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나 기타 비용을 부과할 수 있는지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에 대해 안전한 항행 조정과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며 “미군은 이란과의 협정의 모든 조항이 준수되고 완전히 효력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계속 현지에 주둔하며 경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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