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위고비” 다이어터 국민 아침 메뉴 삶은 달걀…사람에 따라 독이 될 수 있다?

삶은 달걀은 다이어터들의 ‘국민 아침 메뉴’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포만감이 높아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천연 위고비”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실제로 삶은 달걀 한 개에는 약 6g의 단백질과 비타민B군, 비타민D, 철분, 아연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하지만 영양학자들은 “삶은 달걀이 좋은 음식인 것과 삶은 달걀만 먹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지적한다. 최근 해외 건강 전문 매체들은 아침 식사를 삶은 달걀만으로 해결하는 습관이 일부 사람들에게 집중력 저하와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단백질이 아니라 ‘탄수화물 부족’이다.
“아침엔 단백질보다 에너지가 먼저 필요”
일본 오쓰마여자대학 가정학부의 고바야시 미나쓰 교수는 저서 <쉽게 이해하는 영양학>에서 건강한 식사는 특정 영양소가 아닌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수면 중에도 우리 몸은 계속 에너지를 소비한다. 밤새 공복 상태가 이어지면서 간에 저장된 포도당도 상당 부분 사용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가장 먼저 필요로 하는 영양소 중 하나가 바로 탄수화물이라는 의미다.
미국심장협회는 “탄수화물은 신체의 주요 에너지원”이라며 극단적으로 제한하기보다 통곡물과 과일 같은 복합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밤새 공복 상태를 유지한 뒤 맞는 아침은 뇌와 근육이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시간이다. 반면 삶은 달걀은 단백질과 지방은 풍부하지만 탄수화물 함량은 사실상 거의 없다.결국 삶은 달걀만 먹는 아침은 포만감은 줄 수 있지만 뇌와 근육이 사용할 즉각적인 에너지는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업무 집중도나 운동 수행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특히 세 부류가 삶은 달걀만 먹는 아침을 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첫 번째는 학생과 직장인이다.
오전부터 수업을 듣거나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뇌 활동이 활발하다. 뇌는 포도당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만큼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운동을 하거나 활동량이 많은 사람들이다.
아침 운동을 하거나 육체노동이 많은 경우 탄수화물은 근육의 주요 연료 역할을 한다. 달걀만 먹고 활동을 시작하면 쉽게 피로감을 느끼거나 허기를 경험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이다.
의외로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경우다.
아침을 삶은 달걀 한두 개로 끝내면 당장은 배고픔이 줄어든다. 하지만 점심 무렵 강한 공복감이 찾아오면서 과식하거나 간식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나친 식사 제한이 오히려 체중 감량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달걀이 아니라 조합의 문제”
그렇다고 삶은 달걀을 피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달걀을 아침 식단에 적극 활용하라고 권한다. 다만 달걀만 먹지 말고 탄수화물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삶은 달걀에 밥, 통밀 토스트, 주먹밥, 고구마 등을 곁들이고 과일이나 채소를 추가하면 훨씬 균형 잡힌 아침 식사가 된다.
하버드 의대 건강정보지인 하버드헬스도 최근 “달걀은 건강한 아침 식단의 일부가 될 수 있지만 통곡물, 과일, 견과류 등 다양한 식품과 함께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결국 삶은 달걀은 ‘천연 위고비’가 될 수는 있어도 ‘완벽한 아침 식사’는 아니다. 영양학의 정답은 여전히 하나다. 좋은 아침 식사는 특정 식품 하나가 아니라 균형 잡힌 한 끼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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