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없는 건물 ‘와르르’…국가 시스템 공백이 키운 재난
[앵커]
이번 지진은 베네수엘라의 열악한 국가 시스템이 피해를 키웠습니다.
무너진 건물 대부분이 내진 설계가 제대로 안 돼 있었습니다.
극심한 불황과 행정력 부족으로 오래된 시설들이 방치돼 왔던 거로 보입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지진 와중에 살아남은 여성이 옷을 흔들며 구조 신호를 보냅니다.
이 여성이 있던 건물은 층층이 주저앉았습니다.
규모 7.2와 7.5의 쌍둥이 지진은 유례없는 참사를 몰고 왔습니다.
[미국 CNN 방송 : "각 층은 대체로 10피트(약 3m) 높이였지만, 지금은 층과 층 사이 공간이 불과 몇 피트 정도로 짓눌려 줄어든 상태입니다."]
건물이 시루떡처럼 내려앉으면서 생존해 있더라도 잔해 더미에서 구조하기 어렵습니다.
["옳지, 조금만 마셔봐."]
특히 지진 피해가 컸던 라과이라 지역 위성 사진을 보니, 색색깔의 건물은 모두 폐허가 됐고 대형 아파트도 무너져 잔해만 남았습니다.
[조봉호/아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 "철근 배근이, 내진 설계가 제대로 안 된 거예요. 내진 설계가 제대로 안 되면 지진 하중이 왔을 때 기둥이 먼저 약해지거든요. 그러면 약해진 층, 그 위에 있는 층들이 차례대로 무너져 내려서…"]
미국 지질조사국도 피해를 본 많은 주민들이 전반적으로 지진에 취약한 건물에 살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던 1967년 지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부실한 건물 설계가 피해를 키운 겁니다.
정치적 혼란과 미국의 제재로 노후한 인프라가 그대로 방치됐고,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단 분석입니다.
이번 지진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시스템 공백이 낳은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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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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