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 교체? 전기만 켜면 새것처럼"… 창원대 연구팀, 친환경 수처리 기술 개발
꽉 막힌 정수기나 산업용 폐수 처리 필터를 번거롭게 교체할 필요 없이 ‘전기 스위치’만 켜면 새 것처럼 다시 쓸 수 있는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이 개발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수자원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데살리네이션(Desalination, JCR 상위 2.7%)’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공장 폐수나 오염된 물을 정화할 때 쓰이는 필터(흡착제)는 한 번 오염물질을 거르고 나면 기능이 떨어져 폐기하거나, 고온의 열로 태우고 독한 화학약품을 써서 씻어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고, 2차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윤 교수팀은 이 해묵은 난제를 ‘전기’로 풀어냈다.
연구팀이 개발한 얇은 탄소 막 형태의 ‘그래핀’ 소재 필터에 미세한 전기를 가하자 필터에 찰싹 달라붙어 있던 유해 유기오염물질이 자석의 같은 극을 밀어내듯 툭툭 떨어져 나가는 현상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이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원자 수준’에서 샅샅이 파헤쳤다.
어떤 화학적 조건에서 오염물질이 가장 잘 달라붙고, 잘 떨어지는지 계산해 낸 결과 실제 실험에서도 시뮬레이션의 예측과 똑같이 작동하는 것을 완벽하게 증명해 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순수 그래핀 필터의 경우 전기를 가해 오염물질을 털어낸 후의 재생 효율이 무려 87.96%에 달했다.
5번을 반복해서 씻어 쓰고 다시 써도 초기 성능의 70% 가까이를 든든하게 유지했다.
필터를 씻어내는 데 드는 전기 에너지(0.206 kWh/kg)도 매우 적어 탁월한 ‘저비용 고효율’ 기술임을 입증했다.
실제 폐수처럼 산성도가 변하거나 이물질이 섞인 열악한 수질 환경에서도 성능은 흔들림이 없었다.
이번 연구는 골칫거리인 수중 유해 오염물질을 친환경적이면서도 저렴하게 걸러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한 정수민 석사과정 학생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미세한 움직임을 예측하고, 이것이 실제 실험 결과와 정확히 맞아떨어졌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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