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복용해왔는데”… ‘이 약’ 먹고 갑자기 입술과 얼굴 탱탱 부어, 왜?

정은지 2026. 6. 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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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액 축적으로 혈관부종, 수년간 문제없던 혈압약도 예외 아냐
10년 동안 혈압약을 복용해 온 한 여성이 갑자기 입술과 얼굴이 부어오르는 증상을 겪은 사연을 전했다. 사진=틱톡

10년 동안 혈압약을 복용해 온 한 여성이 갑자기 입술과 얼굴이 부어오르는 증상을 겪은 사연을 전했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에 사는 릴리는 최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술에 작은 상처가 난 것을 발견했다. 그는 잠을 자는 동안 입술을 씹은 것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입술이 빠르게 부어올랐고, 그날 밤에는 입술 전체가 심하게 붓기 시작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얼굴까지 부어 어머니의 권유로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릴리가 10년째 혈압약 리시노프릴을 10년 동안 복용해 온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진료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릴리는 약물로 인한 혈관부종 진단을 받았다.

릴리는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 등을 투여받고 약 12시간 동안 병원에서 경과를 관찰했다. 다음 날 부종은 상당 부분 가라앉았다. 그는 현재 해당 혈압약 복용을 중단했다.

그는 자신의 틱톡을 통해 "지금 생각해보면 부종이 시작됐을 때 바로 응급실에 갔어야 했다"며 "입이나 얼굴 주변이 붓는 증상은 절대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릴리는 자신의 나이는 공개하지 않았다.

응급실 찾는 혈관부종 환자 20~40%, 혈압약과 관련

혈관부종(angioedema)은 피부와 점막 아래 조직에 체액이 갑자기 축적되면서 입술, 혀, 얼굴, 눈꺼풀, 목 등이 붓는 질환이다. 두드러기와 함께 나타나기도 하지만, 피부 가려움 없이 깊은 조직만 붓는 형태로 발생하는 일도 많다. 부종이 입안이나 후두(목구멍) 부위까지 번지면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어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반응, 유전성 질환, 약물 부작용 등에 의해 나타나며 이 가운데 약물에 의한 혈관부종의 주요 원인이다. ACE억제제계열 혈압약이 대표적으로, 고혈압과 심부전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다. 리시노프릴(lisinopril), 에날라프릴(enalapril), 라미프릴(ramipril) 등이 여기에 속한다.

ACE억제제 관련 혈관부종은 알레르기 반응과 발생 기전이 다르다. 약물이 브래디키닌(bradykinin)이라는 혈관 확장 물질의 분해를 억제하면서 체내 농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혈관 투과성이 증가해 부종이 생긴다.

약 복용 직후뿐 아니라 수개월 또는 수년이 지난 뒤에도 나타날 수 있어 환자와 의료진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 전체 환자의 상당수가 약을 장기간 복용한 후 증상을 경험하며, 10년 이상 복용한 후 발생한 사례도 적지 않다.

왜 특정 시점에 증상이 나타나는지 아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고령, 흑인 인종, 여성, 흡연, 계절성 알레르기 병력, 감염, 외상, 치과 치료, 일부 약물 병용 등이 브래디키닌 대사에 영향을 주면서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ACE억제제 복용 환자 중 혈관부종 발생률은 약 0.1~0.7% 수준으로 보고된다. 발생 빈도는 높지 않지만, 응급실을 찾는 혈관부종 환자의 20~40%가 ACE억제제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의 기본은 원인 약물을 즉시 중단하는 것이다. 한 번 발생한 환자는 같은 계열 약물을 다시 복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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