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신용도 '빨간불'…롯데케미칼·금호석화 등급전망 줄하향 [fn마켓워치]

김현정 2026. 6. 27.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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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 나프타 가공(NCC)공장이 몰려있는 여수산단.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중동발 공급 차질로 반짝 회복했던 석유화학 업황이 다시 구조적 공급과잉 국면에 접어들면서 업계 신용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의 신용등급은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며 일시적인 실적 개선만으로는 신용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2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장기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금호석유화학의 장기신용등급도 A+로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은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췄다.

이번 조정은 상반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에 따른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수익성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 신평업계에서는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이 만든 단기 호황이 끝난 뒤 다시 구조적인 공급과잉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4분기 저가 원재료 투입 효과와 중동발 공급 차질에 따른 재고 확보 수요에 힘입어 영업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나이스신용평가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을 일시적 현상으로 평가했다. 중동 지역 생산과 물류가 정상화되고 중국을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되면 에틸렌 등 올레핀 제품의 공급과잉이 재차 심화돼 하반기 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기초소재와 LC타이탄을 중심으로 에틸렌계 범용제품 비중이 높아 업황 변동에 따른 실적 민감도가 크다. 오는 9월 대산석화 합병으로 연결 기준 차입금은 감소하겠지만 약 6000억원의 유상증자와 설비투자, 높아진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자체 영업현금만으로 차입금을 줄일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금호석유화학도 신용등급 상향 기대가 한풀 꺾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NB라텍스와 페놀유도체 부문의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전사 이익창출력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SBR과 EPDM, 열병합발전 부문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NB라텍스는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대규모 증설 여파로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 종속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의 페놀유도체 부문 역시 중국의 BPA 증설 영향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4분기 들어 두 회사 모두 중동발 공급 차질과 저가 원재료 투입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하면서도 이를 구조적인 업황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공급 정상화 이후에는 제품 스프레드가 다시 축소되면서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재무체력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월 말 기준 순차입금의존도 -1.7%로 사실상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는 등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롯데케미칼은 투자 부담과 잉여현금흐름 부족으로 자체 현금창출력을 통한 차입금 감축 여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김서연 나신평 연구원은 "향후 석유화학업계의 신용도 향방은 중국발 공급 확대와 제품 스프레드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구조적인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업계 전반의 신용도 부담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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