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76조 사업으로 철도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PADO]
[편집자주] 독일 경제가 모두의 부러움을 사던 시절, 철도의 정시성은 가장 많이 인용되곤 하던 지표였습니다. 이후 독일 경제가 침체 일로를 걸으면서 철도 정시성 또한 심각하게 떨어졌죠. 독일이 이번에는 마음을 단단히 먹은 것 같습니다. 금과옥조처럼 여기던 '균형 재정' 원칙을 제쳐두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철도 인프라 개선에 176조 원 가량을 투입하고 있고요. 모든 나라가 그렇겠지만 독일 경제 또한 늘 부침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통일의 경제적 충격 등으로 경제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이코노미스트가 독일을 두고 '유럽의 병자'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2000년대 초 일련의 개혁을 통해 독일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독일 경제의 호황은 2020년까지도 주욱 이어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제조업의 부상으로 다시 위기에 빠졌습니다. 지금 당장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듯 보이는 독일 경제이지만 이미 과거에도 이를 극복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적절한 개혁과 투자가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철도로 대표되는 인프라 문제는 한국에게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국 또한 KTX의 정시성 문제가 최근 들어 자주 대두되고 있고 인프라 투자 부족으로 인한 서울 주요 구간의 병목 현상은 많은 철도 이용객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죠.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송전·용수 인프라 부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과감한 개혁과 투자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독일의 철도 인프라 투자를 상세히 다루고 있는 파이낸셜타임스의 6월 10일자 기사를 함께 읽어보시죠.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무더운 5월의 오후, 부퍼탈 인근에서 '매머드'라는 별명을 가진 거대한 궤도갱신 열차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 노선 중 하나를 따라 조금씩 이동하며 낡은 침목, 자갈, 레일을 뜯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하고 있다.
독일에서 첫 상업용 열차가 운행된 지 거의 200년이 된 지금, 이 작업은 국가 철도망을 재건하려는 역사적인 노력의 일환이자 정부가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1조 유로(1760조 원) 규모의 획기적인 지출 계획에서 우선순위 사업이다.
독일 철도는 너무 신뢰성이 떨어져서 패트릭 슈나이더 교통부 장관은 시민들이 국가의 기본 서비스 제공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면 민주주의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지난 3월에 경고했다.
독일 장거리 열차 중 제시간에 도착하는 비율은 20년 전의 84%에서 60%로 떨어졌다. 작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분석에 따르면, 국영 철도 회사인 도이치반은 가장 신뢰성이 떨어지는 영국 열차 운영사보다도 실적이 저조했다.
수년간의 투자 부족으로 인해 시간은 촉박하다. 현장 노동자들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모두에게 그렇다. 독일 경제는 4년째 침체에 빠져 있으며 유권자의 3분의1이 좌파나 우파 포퓰리즘 정당을 지지하고 있다.생산성 증가율은 대부분의 국가들에 뒤처져 있고, 수출에 의존하는 산업 부문은 세계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으며 실업률은 느리지만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만성적으로 불안정한 열차는 널리 인식된 병폐의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상징이 되었다"고 열차 운영사 플릭스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앙드레 슈뱀라인은 말한다. "많은 사람들은 철도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바탕으로 국가가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 판단하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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