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전혀 아닌데..AL 올스타 투표 점령한 토론토, 2015 KC의 재림?[슬로우볼]

안형준 2026. 6.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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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토론토가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6월 26일(한국시간) '2026 코나미 e베이스볼 올스타전' 1차 투표 최종 집계 결과를 공개했다.

1차 투표는 리그당 각 포지션별 2배수를 선정하는 작업. 포수,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지명타자는 상위 각 2명을 선발하고 외야수는 3개 포지션 무관 총 6명을 선발한다. 1차투표에서 선발된 선수들은 2차 최종 투표로 향한다. 2차 투표에서 최종 선발된 선수들은 올스타전 선발출전의 영광을 얻는다. 그리고 각 리그의 1차 투표 최다 득표자는 2차 투표를 치르지 않고 올스타전 선발 라인업으로 직행한다.

내셔널리그에서 이변 없이 지명타자 오타니 쇼헤이(LAD)가 1차 투표 최다 득표, 전체 최다 득표에 성공한 가운데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2루수 어니 클레멘트가 최다 득표에 성공했다. 클레멘트는 무려 323만2,932표를 받았다. 오타니(334만1257표)와 표차가 약 10만 표 정도밖에 나지 않는 굉장한 득표수다.

클레멘트의 최다득표는 이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26일까지 시즌 78경기에서 .294/.315/.438 7홈런 28타점, 88안타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최다안타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클레멘트는 아메리칸리그 2루수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쓰고 있다. 생애 첫 올스타에 충분히 선정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다만 토론토의 약진은 클레멘트의 최다 득표에서 그치지 않았다. 토론토는 올스타 투표 전 포지션에서 '최종 후보'를 배출했다.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강력한 경쟁자들을 순위 밖으로 밀어내며 2차 투표에 진출했다(이하 기록 6/26 기준).

포수 부문에서는 알레한드로 커크가 셰이 랭글리어스(A`s)와 경합한다. 랭글리어스는 올시즌 최고의 포수 중 하나. 하지만 커크는 올시즌 14경기에서 .196/.250/.294 1홈런 6타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지난해 포함 2차례 올스타에 선정된 인정받는 커리어의 선수인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는 전혀 올스타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다.

1루 부문에서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벤 라이스(NYY)와 맞붙는다. 라이스는 시즌 최고 타자 중 하나. 게레로는 라이스가 아직 범접하기 어려운 커리어를 쌓은 슈퍼스타지만 올시즌 성적은 77경기 .273/.356/.358 4홈런 32타점으로 실망스럽다. 닉 커츠(A`s), 무라카미 무네타카(CWS) 등 훨씬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많다.

3루 부문의 오카모토 카즈마는 그래도 납득이 가는 선수다. 79경기 .241/.324/.469 18홈런 51타점을 기록한 오카모토는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주니오르 카미네로(TB)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3루수 홈런 2위고 타점은 가장 많다. 미겔 바르가스(CWS, .240/.354/.470 17HR 45RBI)가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다른 포지션에 비해 말이 되지 않는 수준은 아니다.

유격수 부문의 안드레스 히메네즈는 77경기에서 .231/.274/.371 7홈런 33타점 10도루를 기록했다. 바비 위트 주니어(KC)와 최종 투표에 진출한 히메네즈는 케빈 맥고니글(DET), 콜슨 몽고메리(CWS) 등 젊고 재능있는 신예들을 모두 제치고 살아남았다. 맥고니글이 .282/.387/.425 6홈런 28타점 9도루, 몽고메리가 .219/.313/.486 20홈런 46타점을 기록 중인 것을 감안하면 민망한 성적이다.

외야수 부문에서도 2명의 후보가 최종 투표에 올랐다. 달튼 바쇼(.266/.337/.441 7HR 22RBI)와 헤수스 산체스(.277/.319/.441 7HR 29RBI)가 그 주인공. 두 선수는 준수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함께 후보에 오른 애런 저지(NYY), 마이크 트라웃(LAA), 바이런 벅스턴(MIN), 코디 벨린저(NYY)와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라일리 그린(DET), 잭 캐글리온(KC), 랜디 아로자레나(SEA), 타일러 소더스트롬(A`s) 등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 이들에 밀려 최종 투표로 향하지 못했다.

지명타자 부문에서는 조지 스프링어가 .219/.309/.373 8홈런 21타점의 성적으로 후보에 올랐다. 함께 2차 투표에서 경합을 펼칠 선수는 1차 투표 1차집계 리그 득표 1위였던 요르단 알바레즈(HOU). 알바레즈는 올시즌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최고의 타자라 평가할 수 있는 선수다. 알바레즈와 스프링어의 성적표 사이에 얀디 디아즈(TB), 작 피더슨(TEX) 등이 존재하지만 '표심'은 스프링어에게 향했다.

토론토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하나의 국가 전체를 연고지로 삼는 팀이다. 토론토를 제외한 29개 팀이 미국에 연고가 있는 반면 토론토는 캐나다에 연고를 둔 팀. 캐나다 야구팬들 전체의 표심이 토론토 선수들에게 향했을 수도 있다. 올스타 투표는 팬들이 선택하는 팬 투표인 만큼 이를 제지할 방법은 없다. 다만 토론토를 지지하지 않는 팬들의 분노는 쌓이고 있다. 토론토의 '줄세우기' 최종후보 선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꾸준히 피어나고 있다.

사실 '팬심'이 올스타전을 흔드는 것은 처음도 아니고 오히려 메이저리그에서는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다. 최초 이 문제가 리그를 흔든 것은 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사례였다. 2014년 와일드카드로 29년만의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며 '언더독 열풍'을 일으킨 끝에 매디슨 범가너를 내세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패했던 캔자스시티는 2015년에는 더 성적을 끌어올려 지구 우승과 함께 월드시리즈 정상에도 올랐다.

다만 올시즌 토론토는 지난해 다저스에 월드시리즈에서 패한 것은 2015년 캔자스시티와 비슷하지만 지금의 성적은 전혀 다르다. 캔자스시티는 2015년 전반기 6할 승률을 기록하며 팀 성적으로 경쟁팀들을 앞섰지만 올해 토론토는 26일까지 시즌 39승 42패, 승률 0.481에 그치고 있다. 위닝시즌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레이스에서는 선두 양키스에 9.5경기차로 뒤쳐진 상태다. 아메리칸리그가 올시즌 워낙 승률 '하향 평준화'가 이뤄진 덕분에 서부지구의 휴스턴, 애슬레틱스, 텍사스와 함께 와일드카드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부진한 시즌인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물론 아직 최종 투표가 남았다. 1차 투표는 표심이 30개 구단으로 모두 나뉘었지만 2차 투표는 두 명 중 한 명을 뽑는 양자택일이다. 토론토를 지지하지 않는 팬들이 다른 후보에게 표를 줄 가능성도 있다. 과연 올스타전 선발 명단에 몇 명의 토론토 선수가 이름을 올릴지 주목된다.(자료사진=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조지 스프링어)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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