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제안에 한국 왔다가, 함께 밥 먹는 情에 반했죠”

도쿄/김동현 특파원 2026. 6. 2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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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모범택시 3′ 출연
지난해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에 출연한 가사마츠 쇼(앞줄 왼쪽)의 극중 모습. 가사마츠는 극중 일본 무장단체 적군파의 리더인 ‘덴지’ 역할을 맡았다. /넷플릭스

“한국인은 절대 혼자 밥을 먹게 내버려 두지 않더라고요.”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일본 배우 가사마츠 쇼(34)는 ‘한국과 일본 촬영 현장에서 느낀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 23일 만난 그는 “한국은 촬영이 끝나면 다 같이 밥을 먹으러 가 작품과 연기, 대본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한다”며 “처음엔 ‘혼자 있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니 뜻깊은 추억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

가사마츠는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 해에 20개에 달하는 작품에 출연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다작(多作) 배우다. 그는 지난해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변성현 감독)’에서 일본 여객기를 북한으로 납치하는 극좌 무장단체 리더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어 SBS 드라마 ‘모범택시 3’에서는 메인 빌런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 배우 가사마츠 쇼 /본인 제공

그가 한국 무대에 진출하게 된 배경엔 배우 강동원(45)이 있었다고 한다. 가사마츠의 연기를 눈여겨본 강동원이 먼저 이메일을 보내 인연이 닿았고, 이후 함께 술을 기울이며 절친한 선후배로 발전한 사이다. 그는 “굿뉴스 제안을 받고 고민하던 차에 ‘동원 선배’가 ‘좋은 촬영 팀이니 꼭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등을 떠밀어 줬다”고 했다.

가사마츠는 “한국 식당이나 헬스장을 가면 카운터에 ‘응원한다’는 편지를 맡기고 가는 팬이 종종 있다”며 “개인적인 시간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배려에 무척 감동했다”고 했다. ‘팬들이 먼저 말을 걸어주길 바라느냐’는 물음엔 “기왕이면 한국 (영화) 제작자나 동료 배우와 함께 있을 때 알아봐주면 어깨가 으쓱해져서 기쁠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한국을 찾은 가사마츠 쇼 /본인 제공

그는 한국 영화 광팬이기도 하다.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를 묻는 질문에 “‘영화는 영화다(장훈 감독, 2008년작)’를 무척 흥미롭게 봤고, ‘추격자(나홍진 감독, 2008년작)’를 본 뒤엔 나도 저런 연기를 꼭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아이치현 나고야시 출신인 그는 고등학생 시절 ‘길거리 캐스팅’으로 도쿄로 상경했으나, 21세까지 엑스트라로 현장을 전전했다고 한다. 쉼 없이 다작을 이어가는 그에게 ‘연기의 원동력’을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마음 같아선 5년에 한 편 찍고 100억엔쯤 받아 은퇴하고 싶어요. 그럴 수 없으니 열심히 일하는 거죠.” 그러면서도 그는 “손흥민이나 메시, 음바페 같은 세계적인 축구 선수를 보면 상대팀이 약하다고 해서 결장하지 않지 않냐”며 “마찬가지로 배우가 ‘작품의 크기’를 가려선 안 된다는 게 내 신념이다. 나중에 출연을 후회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조차 전부 공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을 찾은 가사마츠 쇼 /본인 제공

가사마츠는 ‘선악(善惡)의 경계’를 허무는 섬세한 연기로도 유명하다. 그는 “좋은 사람도 나쁜 행동을 하고 나쁜 사람도 좋은 행동을 하듯, 극 중 캐릭터도 매 순간 감정이 변한다”며 “내면이 복잡한 인물을 연기하려면 역설적으로 목표가 아주 단순해야 한다. 카메라 앞에서 멋지고 예뻐 보이려는 욕심을 완전히 버리고, 오직 캐릭터의 목적만 좇는 것이 비결”이라고 했다.

아무 일도 없는 온전한 휴일엔 온종일 집에서 유튜브만 본다고 한다. “일본 예능이나 축구 하이라이트, 그리고 ‘소녀시대’ 영상을 계속 돌려봐요.” 가사마츠는 “‘소원을 말해봐’, ‘지(Gee)’ 같은 명곡들 다 좋아한다. 소녀시대가 내 인생의 활력소일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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