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폭염 시작…쪽방·판자촌, 화재 나면 '속수무책'
【 앵커멘트 】 날이 무더워지면서 선풍기와 에어컨 같은 냉방기기, 많이들 사용하시죠. 전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주거 취약 지역의 화재 위험도 함께 커지는데요. 특히, 쪽방과 판자촌처럼 집들이 밀집해 있고 안전시설이 부족한 곳은 작은 불씨도 큰 화재로 번질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최희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집 형체 사이로 피어오른 검은 연기와 불길이 마을 일대를 뒤덮었습니다.
지난 1월 발생한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화재 당시 모습입니다.
화재 이후 5개월이 지나 다시 찾은 현장에는 불에 타 사라진 집들 대신 불을 키웠던 위험 요소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거리 곳곳에 노출된 전선이 얽혀 있고,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같은 기본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구룡마을 거주자 - "스프링클러가 어딨어. (화재 이후에 설치해 주겠다는….) 아니 그런 것도 없어."
▶ 스탠딩 : 최희지 / 기자 - "비닐하우스와 판잣집이 밀집해 있는 구조 탓에 순식간에 불이 커지면서, 주민들은 곳곳에 있던 소화기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
또다른 주거 취약시설로 지목되는 서울의 한 쪽방촌.
벽 하나를 두고 여러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전기 사용이 조금만 늘어도 과부하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1평 남짓한 방에 선풍기와 냉장고 등 5~6개의 전자기기 사용은 기본.
오전이라 선풍기가 멈춰 있지만 오후만 되면 집이 달궈져 더 더워지면서 어김없이 선풍기가 돌아갑니다.
▶ 인터뷰 : 쪽방촌 거주자 - "화재에 대해서 많이 저게(걱정) 되죠. 전기선도 노출이 바깥으로 많이 되고, (전기 사용 늘면) 전기가 많이 나갔었어요."
실제 서울시 조사에서도 쪽방촌 화재의 37.5%가 전력선 과부하 같은 전기적 원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집 안팎에는 전선이 어지럽게 얽혀 있고, 덮개가 제대로 닫히지 않은 두꺼비집도 눈에 뜹니다.
비상구 없이 비좁은 통로와 계단은 주민들의 불안감을 더 키웁니다.
▶ 인터뷰 : 쪽방촌 거주자 - "나가는 길이 이것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빨리 나가지 않으면 갇혀 있는 상태가 되죠."
전문가들은 여름철처럼 전기 사용이 늘어나는 시기일수록 관련 지역에 대한 점검과 관리가 더 촘촘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최태영 / 세종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폭염주의보라든지 날씨가 추울 때 그런 시기에는 더 취약계층 지구라든지 지역에 대한 관리 감독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다가오는 여름 무더위가 예고된 만큼 반복되는 화재를 막기 위한 선제적 안전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최희지입니다. [whitepaper.choi@mbn.co.kr]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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