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포괄적 접근” vs 정청래 “7월내 처리”…‘보완수사권 폐지’ 당권주자 정쟁 소재 전락하나

박하얀 기자 2026. 6. 2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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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김민석 총리(오른쪽)가 지난 18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뒤 의전 차량 이동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 후속 작업이 8·17 전당대회 국면을 맞아 당권 주자 간의 정쟁 도구로 소비되는 모양새다. 당 안팎에서는 강성 당원들의 여론만 의식한 채 형사사법 체계 개편이라는 중대 사안을 숙의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6일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는 10월 검찰청 폐지 후 신설되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여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책임론 공방을 이어갔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경기 양평군에서 열린 민주당 6·3 지방선거 여성 당선인 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총리가 지난 5월 형소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당의 요구로 연기됐다고 한다’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기억이 없다”며 “정부에서 안을 만들 테니 기다려라, 저는 그렇게만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김용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소법 개정안 공동발의에 참여하겠다며 “범민주진보연합으로 보완수사권 폐지 돌파하자”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그러면서 “7월17일 제헌절 이전에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김 총리를 겨냥해 “정부안 제출 안 해? 1년 동안 허송세월을 한 것은 아닌지. 시간 끌기용 꼼수가 아니길 두 손 모아 기도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청년 정치인을 위한 DJ 정치론’을 주제로 진행한 특강에서 “저는 일관되게 보완수사권 폐지가 원칙이라고 이야기했다”며 “다만 과거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추구했던 노선과 올바른 진보적 가치이지만 추진 과정에서 그것에만 좁게 매달려 전체가 흔들렸던 과정을 본다면, 검찰개혁 의제를 일관되게 가면서도 포괄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으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토론할 영역의 문제를 다 놓쳐버리는 식으로는 안 가는 게 좋겠다”고 했다. 법안 처리 시점을 못 박은 정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며 “별도의 정부안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완수사권 논의가 늦어진 데 대해선 “당초 시간을 앞당겨 5월에 처리하려 했으나 당의 요구로 연기됐던 것”이라고 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설전이 이어졌다. 비당권파 강득구 최고위원은 “엄중한 과제를 놓고 국민의힘도 아닌 우리 내부에서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선명성 경쟁의 도구로 활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당권파 문정복 최고위원은 “정부안이 왔더라면 그 안을 바탕으로 논의될 텐데 정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제 국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 국회가 속도를 내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맨앞 줄 오른쪽)와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에선 정 전 대표가 전당대회 쟁점으로 보완수사권을 띄우려 하면서 숙의 여지를 좁히고 내부 갈등을 키운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 총리가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수개월 논의해 온 형소법 개정안 정부안을 제출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비판이 제기됐다.

한 재선 의원은 “(당권주자들이) 무책임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들이라도 이런 식으로 논의를 진행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내야 나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대통령 소신에 반하는 정부안을 내는 것도 이상한 일이고 당에서 이를 갖고 국론 분열시킬 게 뻔하니 정부안 내기를 포기해버린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경찰에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다 주면 사이즈 커진 검찰이 하나 생기는 것인데, 경찰 견제안은 나와 있지 않다. 강성 당원들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르면 8·17 전당대회 전 형소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형소법 개정 내용 검토에 착수하겠다”며 “원 구성이 마무리되는 즉시 개정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상임위가 꾸려져 집중 논의하면 8월17일 전당대회 이후까지 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검찰개혁의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김민석 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의 신경전만 남았다. 본말이 심각하게 전도된 꼴”이라며 “보완수사권 유지는 ‘악’이고 폐지는 ‘선’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평범한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억울함을 안기지 않으려면 보완수사권이 악용되지 않는 방향으로 대안을 도출해 내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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