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상임위 ‘팩스 배정’... 국힘 “이게 바로 독재” 반발

조정식 국회의장이 26일 국민의힘과 상의하지 않은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안을 국민의힘에 팩스로 통보했다. 그러면서 이견이 있으면 29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 등을 놓고 여야 원구성 협상이 공전하자 직권으로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며 압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소수당은 무시하고 마음대로 국회를 끌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조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현재는 무소속이다.
장현주 국회의장실 공보소통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26일 정오까지 국민의힘 명단이 들어오지 않아 국회법에 따라 국민의힘 소속 의원을 위원으로 선임하는 내용을 공문으로 발송했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국민의힘 측에 26일까지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라고 했는데, 여야 원구성 공전하자 상임위별로 국민의힘 의원을 배치한 명단을 통보한 것이다. 공문에는 명단에 의견이 있으면 29일 정도까지 제출해 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결과는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했던 말은 악어의 눈물이었느냐”며 즉각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현안 백브리핑을 갖고 “이게 국회냐”라며 “대한민국 국회의장께서 이렇게 해도 되냐”고 했다. 그는 “마음대로 시한을 정해서 명단을 제출하라고 압박하고 우리가 그 압박에 굴복하지 않으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명단을 짜서 팩스로 보냈다”며 “이게 바로 독재”라고 했다. 당초 조 의장은 여야를 상대로 지난 24일까지 원 구성을 위한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뒤 이날 정오까지 기한을 한 차례 연장했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먼저 명단을 제출했다.
앞서 이날 여야 원내대표·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2+2 회동을 했으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20분 만에 협상이 결렬됐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에서 넘어온 각종 법안의 최종 관문 역할을 한다. 민주당 입장에선 후반기 ‘조작 기소 특검법’ 처리 등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해서라도 법사위원장은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통상 야당이 맡아온 관례가 있었던 데다가 전반기 추미애 법사위에서 각종 논란이 벌어졌던 만큼 이번엔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재정경제기획위와 정무위 등 경제 관련 상임위 위원장도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상임위 단독 처리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조정식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소집을 요구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결국 오늘까지 국민의힘에서 답이 없다. 이제 기다릴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29일부터 전 의원 비상대기에 들어가 (원 구성 안건을) 이번 달을 절대 넘기지 않고 무조건 처리하겠다”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정 원내대표는 여당 단독 처리 가능성과 관련해 “29일 오후 2시 의총을 소집했다”며 “상황을 의원들에게 보고하고 함께 투쟁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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