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애플 엇갈린 주가… 'AI 거품' 잠재운 마이크론 실적의 함의 [IT+]

이혁기 기자 2026. 6. 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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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언더라인
마이크론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발표하자 반도체주 급등
반도체 시장서 풍향계 역할
유효기간 얼마나 오래갈까

# 미국 기업 하나가 세계 반도체 시장을 흔들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 얘기다. 마이크론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자 미국은 물론 한국 반도체주까지 급등했다. 이는 그동안 시장을 짓누르던 'AI 거품론'을 불식하는 강력한 지표로도 작용했다.

# 하지만 메모리 시장의 시계는 언제나 한발 앞서 움직인다. 마이크론이 쏘아올린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더스쿠프가 마이크론발發 반도체 호황의 함의를 분석했다.

마이크론이 실적을 발표하자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사진 | 연합뉴스]
미국의 종합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의 주가가 급등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15.7% 오른 1213.56달러(약 187만원)로 마감했다. 불과 이틀 전에 주가가 13.18% 폭락했다는 걸 감안하면 시장의 투심이 180도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반전에 영향을 미친 건 실적이다. 마이크론은 24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3분기(3~5월) 매출이 전년 동기(93억100만 달러)보다 345.7% 늘어난 414억56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목할 건 영업이익이다. 같은 기간 무려 1436.1%(21억6900만→333억1800만 달러)나 증가했다.

그로 인해 마이크론의 주당순이익(EPS)도 1214.6% 늘어난 25.11달러(25일)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20.7달러)보다 21.3% 많은 수치다. 전년 동기 37.7%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 역시 80.4%까지 치솟았다. 100달러짜리 제품을 팔면 80달러가 남는 수익 구조를 가진 셈이다.

■ 반도체 실적과 나비효과=이같은 마이크론의 깜짝 실적은 세계 반도체 업계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일례로, 마이크론과 함께 메모리주로 묶여 있는 미국 제조사 샌디스크의 주가는 2335달러(25일)로 21.9% 급등했다. 바다 건너 한국 반도체 종목에도 영향을 미쳤다. 25일 SK하이닉스 주가는 13.0%(258만→291만7000원), 삼성전자는 5.2%(34만500→35만8500원)가 올랐다.

반대로 반도체를 구매하는 완성품 제조사들의 주가는 줄줄이 하락했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주가가 293.08달러(24일)에서 275.15달러(25일)로 하루 만에 6.1% 떨어졌다. 또다른 제조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 역시 하락세(-3.4%)를 면치 못했다. 증권가에선 메모리 반도체 비용이 오른 만큼 애플과 MS의 수익성이 나빠진 게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결과적으로 마이크론이 날자 반도체 시장이 요동친 셈인데, 이같은 현상이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반도체 업계에서 마이크론은 일종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이 회사가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회사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삼분하고 있다. 따라서 마이크론의 성적표를 보면 현재 반도체 업황이 좋은지 나쁜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마이크론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자 연관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함께 오른 건 이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마이크론 실적으로 인해 최근 반도체 업계를 위협하던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러드 블리커 야후파이낸스 마켓 에디터는 24일 기사에서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은 변동성이 큰 반도체 산업에서 대단히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고객사가 단순히 메모리를 많이 구매하는 것을 넘어,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마이크론발 호황 언제까지=이제 알아봐야 할 건 마이크론발發 반도체 호황의 유효기간이 얼마나 되느냐다. 현재로선 '오래 갈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하다. 풍향계 역할을 하는 마이크론의 실적 전망이 무척 좋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현재 16개 고객사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그중 14개 계약에서 확보한 최소 보장 매출만 약 1000억 달러(약 138조원)에 달한다. 이는 반도체 특유의 급격한 변동 리스크를 상쇄해 줄 안전판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반도체 수요는 앞으로 계속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사진 | 뉴시스]
반도체를 핵심 부품으로 쓰는 AI 시장이 여전히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현재 마이크론은 2027년까지의 공급 물량을 완판한 상태다. 산제히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24일 콘퍼런스 콜에서 "현재로선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언제쯤 따라잡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물론 비관론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증권가 일부에선 마이크론의 수익이 정점에 다다르는 때가 머지않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미 블룸버그는 24일 기사에서 "마이크론의 매출성장률이 2027년엔 76.0%에 이르지만, 2028년에는 7%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마이크론의 성장 둔화가 예고돼 있는 만큼, 그보다 앞선 시점에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얘기다. 마이크론에서 시작된 반도체 호황기의 유통 기한은 얼마나 될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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