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제력' 과시하려…오만 쪽 항행 선박 공격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이란이 25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선박을 공격했다. 이란 측에서 지정한 항로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오만 측 영해를 이용해 이란의 통제권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단속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오만 다히트 남쪽 영해에서 싱가포르 국적 컨테이너선인 ‘에버 러블리’ 호를 공격했다. WSJ는 미국 고위 관료를 인용해 공격용 드론이 선박의 서쪽으로 움직인 후 조타실이 있는 선교를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해군이 ‘승인받지 않은’ 해협 항로를 이용하지 말라고 선박들에 경고한 지 몇 시간 후에 공격이 발생했다. 영국 해군이 운영하는 해상무역운영국(UK MTO)은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IRGC는 또 이날 대형 유조선을 포함한 최소 3척의 선박이 이날 해협을 통과하려다 이란의 경고를 받고 배를 되돌렸다고 전했다. 해당 선박들은 오만 해안을 따라서 해협을 통과하려 했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란이 지정한 경로는 이란 영해 쪽을 지나도록 설정되어 있다.
앞서 오만은 국제해사기구(IMO)와 협력해 오만 해안선을 따라 안전하고 통행료가 없는 임시 유조선 항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는 “오만이 선박들에 대체 항로를 제공한 것이 이란을 자극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이같은 행동은 해상봉쇄를 즉각 해제하고 이란산 원유 수출을 허용한 미국의 의도에 어긋나는 것이다. IMO는 해협 내 선박 및 선원 구출 계획을 세웠으나 이날 공격으로 중단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협 내 정박해 있던 한국 선박 24척 중 아직 해협에 남아 있는 선박은 총 5척이다.
한편 WSJ는 이란이 해협의 안보, 안전, 환경 관련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이란 및 주변국이 이 지역에서 연간 400억달러(약 60조원)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혼자가 아니라 주변국이 공동으로 수익을 나누자는 구상이다. 이란은 이 구조에 미국이 참여하는 것에도 긍정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란이 모델로 삼고 있는 대상은 튀크키예의 다르다넬스 해협이다. 흑해에서 지중해로 선박이 넘어가가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요충지로서, 튀르키예는 1936년 체결된 협약에 따라 일종의 세금을 거둘 권리를 인정받았다. 이란이 부과하려는 서비스 이용료가 실제로 인정되려면 IMO 176개 회원국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WSJ는 평가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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