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반도체 투자 왜 호남만인가”…입지 기준 공개 촉구
호남·충청권 클러스터 논의 속 영남 배제론 제기…지역 균형 쟁점 부상

유승민 전 의원이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 반도체 투자 계획과 관련해 "왜 호남만인가"라며 지역 배분 기준을 공개적으로 설명할 것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유 전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토의 남부권인 영남과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정책에는 찬성하지만 왜 호남에만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도 "영남과 호남 모두 지방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입지 선정 기준이 정치가 아니라 객관적인 산업 논리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도체 투자 입지가 정치 논리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 전 의원은 반도체 공장 입지의 핵심 요소로 전력과 용수, 인력, 부지를 꼽았다.
그는 한국전력 통계를 인용하며 원자력 발전량의 상당 부분이 경북·울산·부산에 집중돼 있고, 향후 영덕 신규 원전과 부산 기장 SMR 건설까지 추진되면 영남의 전력 공급 기반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전력 여건만으로는 호남을 우선해야 할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용수와 인력, 산업 부지 역시 영남과 호남을 비교할 때 광주권이 특별한 우위를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같은 지역에 투자하기보다 한 기업은 영남, 다른 기업은 호남에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그는 "원전과 방사성폐기물처리시설은 영남에 집중시키고 반도체는 호남에 집중한다면 영남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균형발전은 어느 한 지역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간 균형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정치적 고려에 따라 결정되고 기업들이 권력의 눈치를 보며 투자하는 구조가 된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 산업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며 "반도체 투자 입지 선정 기준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호남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도 투자 계획을 논의했으며, 오는 29일 민관 합동회의에서 지방 투자 계획의 윤곽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입지, 전·후공정 배치 등은 아직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