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6000만개 빽빽하게…유클리드 망원경이 포착한 우리은하 중심부

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이 별(항성) 6000만개 이상이 담긴 우리은하 중심부 사진을 촬영했다. 약 26시간 관측만으로 역대 가장 광범위하고 상세한 자료를 만들었다. 관측 자료는 외계행성 탐색에 활용될 계획이다.
ESA 연구팀은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이 2025년 3월 우리은하 중심부를 촬영한 관측자료를 2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은 2023년 7월 발사된 ESA의 우주망원경이다. 태양과 지구의 제2 라그랑주점에서 우주와 천체를 관측하고 있다. 라그랑주점은 두 천체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으로 우주망원경의 위치를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의 가시광선 카메라로 2025년 3월 23일부터 약 26시간 동안 우리은하 중심부를 나누어 관측한 9개 영상을 이어 붙여 거대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개별 관측영역은 지구에서 보이는 보름달 넓이보다 넓다. 허블우주망원경과 비슷한 해상도와 감도를 갖추면서도 한 차례 관측 범위가 270배 넓다.
전체 사진에는 별 6000만개 이상과 성운, 성단이 담겼다. 별이 빽빽하게 모여 있는 은하 중심부에서도 별을 하나하나 구분할 정도로 감도가 뛰어나다.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은 미시중력렌즈 현상으로 외계행성을 탐색할 수 있다. 미시중력렌즈는 보이지 않는 천체의 중력이 배경 별의 빛을 휘어 밝기가 일시적으로 밝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작은 밝기 변화로 외계행성의 존재를 발견하고 질량을 측정할 수 있다. 지난 20년 동안 미시중력렌즈 기법으로 300여개의 외계행성이 발견됐다.
이번 관측은 하루에 불과해 새로운 미시중력렌즈 현상을 직접 포착하지는 못했다. 미시중력렌즈 사건을 포착하려면 망원경으로 별 하나를 20일 넘게 관측해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관측의 기준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발사 예정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발견할 현상의 과거 시점을 기록했다는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시간에 따른 별의 이동 속도를 비교하면 이미 알려졌거나 앞으로 발견될 행성의 존재를 검증하고 질량을 계산할 수 있으며 기존 탐색법으로 찾기 어려운 차가운 외계행성 연구에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관측 자료는 외계행성뿐 아니라 갈색왜성과 쌍성, 별의 운동, 우리은하 먼지 분포 연구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2024년 2월 정식으로 관측을 시작한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우주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것이 주요 임무다. 6년간 최대 100억 광년(1광년은 빛의 속도로 1년간 이동한 거리) 떨어진 은하 수십억개의 형태와 거리, 움직임을 관측한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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