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년차의 역습”…얼죽신 흔든 재건축, 구축이 신축보다 더 올랐다

허서윤 기자(syhuh74@mk.co.kr) 2026. 6. 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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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초과 아파트 5.48% 올라 ‘1위’
고분양가·대출 규제에 실수요 몰려
서울 남산 공원에서 내려다본 도심지역에 아파트가 즐비하다. [이승환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준공 2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가 거래와 가격 상승을 동시에 이끌며 신축보다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6월 넷째 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준공 20년 초과 구축이 5.48% 올라 5개 연령 구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준공 15~20년 아파트가 3.94%, 준공 10~15년이 3.65% 상승했다. 반면 준공 5년 이하 신축은 3.61%, 준공 5~10년 준신축은 3.37%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준신축(5~10년)이 4.02%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구축은 3.64% 상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는 구축 상승률이 1년 전보다 1.84%포인트 높아지며 시장을 주도했다.

거래도 구축에 집중됐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 3만5745건 가운데 준공 20년 초과 구축은 2만3718건으로 전체의 66.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7.4%)보다 비중이 8.9%포인트 늘었다.

반면 준공 5년 이하 신축 거래는 지난해 상반기 4089건에서 올해 2569건으로 37.2% 감소했다. 전체 거래 비중도 9.4%에서 7.2%로 줄었다. 구축 거래는 같은 기간 2만5031건에서 2만3718건으로 5.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구축으로 이동한 결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구축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격은 10억5167만원으로 신축 평균 거래가격(13억835만원)보다 약 2억5000만원 낮았다.

목동아파트 1단지와 2단지 전경. [매경DB]
구축 거래의 83.9%는 15억원 이하에서 이뤄져 신축(70.9%)보다 13.0%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시행된 10·15 대책 이후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 만큼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쉬운 구축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재건축 기대감도 구축 강세를 뒷받침했다. 서울의 노후 아파트는 건물 가치뿐 아니라 향후 정비사업을 통한 신축 전환 가능성이 가격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 재건축 기대가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재건축이 추진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2단지 전용면적 144㎡는 올해 4월 38억8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3월(29억8000만원)보다 약 9억원 올랐다.

한편 지방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지방의 준공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 가격은 0.23% 하락해 전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1.45%)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부진했다.

반면 지방에서는 신축 아파트 가격이 1.71%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사업성 부족과 미분양 우려로 재건축 기대감이 크지 않은 지방에서는 수요가 신축 단지에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서울 구축과 지방 구축의 가격 상승률 격차는 5.7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분양가와 강화된 대출 규제 속에서 구축 아파트가 실수요자들에게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며 “공사비 상승과 공급 부족 우려까지 이어지는 만큼 노후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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