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최상 DL이앤씨, 사우디 걸림돌도 '문제없다'

미디어펜 2026. 6. 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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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2조·순차입금 마이너스…건설업계 최상위 재무구조 입증
PF 우발채무 1조 미만·부채비율 87%…선별수주가 만든 '탄탄한 곳간'
사우디 8533억 과세 통보에도 이중과세·제척기간 등 불복 절차로 대응
[미디어펜=서동영 기자]DL이앤씨가 건설업계 최상위 수준의 재무구조를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탄탄한 곳간을 바탕으로 원자력·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는 가운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발 과세 이슈가 불거졌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4월 분양해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99대 1로 서울 역대 민간분양 최고경쟁률을 경신한 DL이앤씨의 '아크로 드 서초' 투시도./사진=DL이앤씨

2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4일 DL이앤씨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확정했다. 건설사 중 삼성물산(AA+), 현대건설(AA-)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상위 등급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등급 근거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우수한 사업 경쟁력, 원활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마이너스(-) 순차입금, 낮은 수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 등을 꼽았다.

실제로 DL이앤씨의 재무 체력은 수치로 뚜렷이 드러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448억 원으로, 1분기 동안에만 2211억 원이 늘었다. 

순차입금은 -1조1662억 원이다. 순차입금 마이너스는 빌린 돈보다 보유 현금이 훨씬 많다는 의미다. 순차입금의존도는 -11.6%를 기록했다. 현금성자산(2조2453억 원)이 단기성차입금(5600억 원)의 4배를 웃돌아 단기 유동성 위험은 극히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건설업계의 뇌관으로 꼽히는 PF 우발채무도 다른 대형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다. 연대보증 및 자금보충 약정 기준 정비사업 제외 PF 우발채무는 2026년 3월 말 기준 9312억 원이다. 자본총계(5조3478억 원)와 현금성자산과 비교하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DL이앤씨 측은 PF 부담이 낮은 이유로 철저한 선별 수주를 꼽는다. DL이앤씨는 "PF는 원래부터 엄청 보수적으로 관리해왔고 건설사 중 가장 적은 수준"이라며 "분양 가능성이 담보된 우량 사업장 위주로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서울에서 분양한 재건축 단지(서초 신동아1·2차) 아크로 드 서초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99대 1을 기록, 서울 역대 민간분양 최고경쟁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선별 수주 기조는 부채비율 관리로도 이어진다. DL이앤씨의 올해 1분기 말 부채비율은 87.5%로  대형 건설사 중 최저 수준이다. 총차입금 중 단기성차입금 비중도 51.9%(5600억 원)에 불과하다. 건설업계에서 단기차입금 비율이 총차입금의 절반에 불과한 대형 건설사는 찾기 어렵다. 사업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차입 구조를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재무 관리 역량이 DL이앤씨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데이터센터 수주를 늘리는 한편, 북미 시장 교두보 확보와 해외 플랜트 사업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DL이앤씨는 지난 22일 사우디 과세당국이 회사에 8533억 원 규모 법인세 부과를 통지했다는 사실을 공시했다. 지난 2006~2019년 사우디에서 수행한 EPC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 본사에서 처리한 설계·조달(OOK) 업무까지 사우디 현지 고정사업장(PE) 귀속 소득으로 보고 과세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업계와 신평사, 증권가 모두 실질적인 재무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실상 사우디 과세당국의 억지 주장이기 때문이다. 해당 소득에 대한 국내 법인세를 이미 납부한 만큼 이중과세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사우디 세법상 과세 가능 기간을 초과한 2006~2015년분이 이번 고지에 포함됐다. 제척기간을 제외하면 세액이 약 16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DL이앤씨는 이의신청을 통해 현지 불복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또한 조세심판과 국가 간 상호합의절차(MAP)까지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불복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세액 납부 의무가 발생하지 않고, 전체 절차가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 현금 유출 가능성은 없다. 현재 사우디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없어 사업 차질 우려도 없는 상황이다.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는 본업 경쟁력 훼손이나 수주 감소, 원가율 악화 등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