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의존형 기업' 꼬리표 떼나···LG이노텍, 목표가 200만원 줄상향 나온 이유

김성하 기자 2026. 6. 26.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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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2022년 이후 1조 복귀 가능성 전망
반도체 기판 호황으로 FC-BGA 효과 본격화
고점 比 37% 하락 상태, 외국인 순매수 몰려
기판 서버 부문 확대, 추가적 주가 재평가 필요
LG이노텍의 대면적, 초대면적 FC-BGA 기판 샘플 2종 /LG이노텍 제공

오랜 기간 '애플 의존형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LG이노텍이 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팽창이 이 회사의 사업 구조를 흔들고 있어서다. 카메라 모듈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새 성장축으로 키우는 전환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를 실적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26일 KB증권은 LG이노텍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80% 증가한 202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컨센서스(1526억원)를 39% 웃도는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LG이노텍의 2022년 이후 처음으로 '1조 클럽' 복귀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LG이노텍의 2분기는 전통적으로 광학솔루션 비수기다. 최대 매출원인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 출하가 신제품 양산 전까지 둔화하는 계절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15년(2010~2025년) 동안 회사가 2분기 영업이익 2000억원을 넘긴 것은 2022년이 유일하다. 올해 2분기 실적이 단순한 일회성 호조가 아니라 수익구조 변화 여부를 가늠할 분기점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1분기 실적은 이미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LG이노텍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조5348억원, 영업이익 29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직전 최대였던 지난해 1분기(4조9828억원)를 넘어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반기 전망은 더 가파르다. KB증권은 LG이노텍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2021년 하반기(7655억원)를 웃도는 806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1조3000억원, 내년 1조6000억원으로 2년 연속 사상 최고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FC-BGA, 머리카락 20분의 1 회로로 AI 서버 잇는다
면적 4배·층수 2배, AI 가속기 클수록 기판도 커진다

반도체 기판은 칩과 메인 회로 기판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반도체 칩의 단자 간격은 100마이크로미터(μm) 수준으로 A4용지 두께와 비슷한 반면 메인 기판의 단자 간격은 350μm 수준이어서 두 기판이 직접 연결될 수 없다. 반도체 기판이 이 격차를 매워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고 물리적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도 서버용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는 고집적 반도체를 위한 최상위 패키지 기판이다. FC-BGA는 고집적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해 전기적·열적 특성을 높인 패키지 기판으로 PC, 서버, 네트워크, 자동차용 CPU와 GPU 등에 사용된다. 회로 선폭은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 수준으로 미세 가공과 미세 회로 구현이 핵심 기술이다.

AI 시대에 FC-BGA 수요가 급증하는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서버용 FC-BGA는 일반 PC용 대비 기판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층수도 20층 이상으로 2배를 넘는다. 하나의 기판 위에 여러 반도체 칩을 동시에 탑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AI 가속기 성능이 높아질수록 기판 자체도 대형화·고다층화 압력을 받는 구조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신호를 더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만큼 기판의 기술 난도도 상승한다.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이 패키징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공급망 병목도 기판 시장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FC-BGA는 수요 증가에 대면적화와 고다층화에 따른 생산능력 잠식 효과가 맞물리면서 공급 부족 장기화에 대한 공감대가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인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지난해 54억2000만 달러(약 8조2100억원)에서 2032년 95억4800만 달러로 연평균 10.6% 성장할 전망이다. 

패키지솔루션 매출 7.9%지만 이익 기여 19%
2031년 관련 영업이익 1조 목표, 8배 성장 플랜
LG이노텍의 고부가 반도체 기판 FC-BGA을 작업 중인 로봇의 모습 /LG이노텍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사업은 아직 성장 초입이다. 1분기 기준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매출 비중은 7.9%에 그쳤지만 영업이익 기여 비중은 19%로 높아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무선주파수 시스템패키지(RF-SiP),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 FC-BGA 등 기판 3종을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상위 5개 고객사 대상 시장점유율 65%를 기록 중인 RF-SiP가 주력이며 올해 점유율을 8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FC-BGA는 현재 양산 초기 단계지만 속도를 높이고 있다. LG이노텍은 2026년 3분기 PC CPU용 제품 양산에 본격 돌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면적 기판 제조에서는 가로·세로 85mm 양산 기술을 확보했고 120mm 초대면적 기판도 개발 중이다.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국제 무대 행보도 시작됐다. LG이노텍은 지난달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반도체 패키징 학회 ECTC 2026에 처음 참가해 AI용 대면적 FC-BGA 기판을 공개했다. 함께 선보인 칩 임베딩 기술은 칩을 기판 위에 얹는 기존 방식과 달리 기판 내부에 넣는 방식으로 전원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 저항을 약 25%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장기 목표도 구체적이다. LG이노텍은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영업이익을 2031년 1조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5년 해당 사업부 영업이익(1289억원)과 비교하면 2031년까지 약 8배 규모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KB증권은 LG이노텍의 FC-BGA 매출이 올해 1400억원에서 2028년 1조1000억원, 2030년 2조3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관건은 양산 실력이다. 서버용 FC-BGA는 진입 장벽이 높은 영역이다. AI 산업 수요 확대로 서버 CPU용 FC-BGA 수요가 급증하자 이비덴, 신코덴키 등 일본 선두 업체와 삼성전기,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서버 CPU용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LG이노텍이 PC CPU용 양산을 통해 서버용 시장으로 진입하는 단계적 경로를 밟아야 하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KB증권(200만원), DB증권(185만원), 현대차증권(145만원) 등 이달 들어 7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LG이노텍 주가는 이달 1일 153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뒤 최근 고점 대비 약 37% 하락한 상태다. 외국인은 최근 이틀 연속 순매수 1위를 기록하며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판 사업이 모바일용에서 서버 부문으로 확대되며 FC-BGA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추가적인 주가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봤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공급계약 확대, AI 서버향 FC-BGA 공급망 진입에 따른 믹스 개선을 기반으로 단순한 업황 회복을 넘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FC-BGA(Flip Chip Ball Grid Array) = 반도체 칩과 기판을 미세 범프(Bump)로 직접 연결하는 고성능 패키지 기판이다. AI 서버용 CPU·GPU처럼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반도체에 주로 사용되며 일반 PCB보다 훨씬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RF-SiP(Radio Frequency System in Package) = 무선통신에 필요한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한 모듈이다. 스마트폰의 5G·와이파이·블루투스 통신을 담당하며 LG이노텍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 사업이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