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을 탓하라"는 홍명보…왜 졌는지는 설명 못 했다
환경·심리 요인 언급했지만 패인은 명확히 못 밝혀
"선수단 내부 문제 없어…나를 탓하라" 거듭 강조
옵타, 한국 32강 진출 확률 69%로 하향 전망

"준비한 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면 감독이 잘못한 것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3위로 밀려 32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된 한국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남아프리카공화국전 졸전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다만 왜 선수들의 경기력이 갑자기 무너졌는지에 대해서는 환경과 심리적 요인을 언급했을 뿐 명확한 원인은 제시하지 못했다.
홍 감독은 26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조별리그 결산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한 만큼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를 시킨 감독의 역할이 잘못됐다고 얘기해도 저는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날 남아공에 0-1로 충격패하며 1승2패(승점 3)로 조 3위까지 밀려 다른 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홍 감독은 "조 추첨 직후 고지대와 고온다습한 두 도시에서 경기한다는 점을 확인했고, 1·2차전이 열리는 고지대 적응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아공전에서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했고 패스와 판단도 이전 경기보다 크게 떨어졌다.
홍 감독은 "데이터를 보면 멕시코전보다 뛰는 양은 조금 줄었지만 고강도 러닝은 오히려 더 많았다"며 "체력적으로 큰 차이는 없는데 선수들이 느려 보인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적인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며 건조한 과달라하라에서 두 경기를 치른 뒤 덥고 습한 몬테레이로 이동한 점을 언급했다.
심리적 부담도 원인으로 꼽았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잘하려고 했고 반드시 이겨서 결정짓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며 "정신적·심리적인 부분과 더운 날씨가 겹치면서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선수단 불화설에는 선을 그었다.
홍 감독은 "멕시코전 이후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단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이것의 50배 정도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에게)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나를 탓하라고 했다"며 "김승규의 실수도 선수를 탓하지 말고 그런 상황을 준비시키지 못한 감독을 탓하라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전술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대에 따라 방법은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며 "상대가 정해지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축구 통계업체 옵타는 이날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을 69%로 전망했다. 체코전 승리 직후 94%까지 올랐던 확률은 멕시코와 남아공에 연달아 패한 뒤 계속 하락했다. 다만 한국은 득실차가 -1로 조 3위 팀 가운데 비교적 나은 편이어서 여전히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은 절반 이상으로 분석됐다.
Copyright © 경북도민일보 | www.hidomin.com | 바른신문, 용기있는 지방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