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선수들에게 말했다, 탓할 거리 없으면 나를 탓하라고”[2026 북중미월드컵]
한일월드컵 주역들 쓴소리
안정환 “전술 자체가 없었다”
이영표 “선수들 몸놀림 버거워”
박지성 “득점 의지 안보였다”
이천수 “열심히 뛰면 욕 안해”

안진용 기자, 사포판(멕시코)=허종호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몬테레이 참사’를 두고 홍 감독과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궜던 주역들도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026 북중미월드컵을 국내 중계하는 JTBC의 박지성, KBS의 이영표 해설위원뿐만 아니라 은퇴 후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안정환, 이천수 등도 홍 감독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홍 감독은 전날에 이어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박지성은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모두 같은 모습이었다. 팀으로서 득점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경기에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을 언급했다.
당시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했던 상황에 대해 “2014년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준비 과정이 좋지 않았고 결과 역시 좋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예능 활동에 치중하며 대표팀에 대한 평가를 아끼던 안정환 역시 칼럼을 통해 “전술? 없었다. 전술 자체를 느끼지 못했다. 감독 책임이 맞다”면서 “시대가 변해서 각자 선수들의 개성이 있다고 해도, 결국 팀을 만드는 건 감독이다”라고 홍 감독을 직접 겨냥했다.
무기력했던 선수단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영표는 해설 과정에서 “이상하게 선수들 움직임이나 몸놀림이 버거워 보였다.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경기처럼 보였다”고 분석했고,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우리가 실력이 안 돼도, 진짜로 열심히 뛰면 팬들은 욕 안 한다”며 “너무 쉽게 제쳐지고 구경만 하더라. 선수들이 월드컵이라는 자리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국가대표에 승선한 이태석의 아버지이기도 한 이을용 역시 “상대보다 못 뛰는데 어떻게 이기나. 오늘은 선수들도 반성을 해야 한다”며 이천수의 의견에 동조했다.
홍 감독도 자신의 책임을 강조했다. 홍 감독은 26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술적 지시가) 훈련에서 잘되는데, 경기에서는 상대성 때문에 안 나올 때가 있다. 그러나 선수들은 노력했다. 결국 그런 것이 나오지 않으면 감독의 책임”이라며 “어제는 준비한 만큼 나오지 않았기에 준비시킨 감독의 역할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서로에게 잘못을 돌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자기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남 탓을 하기 마련”이라며 “선수들에게 분명히 이야기했다. ‘만약 탓할 거리가 없으면 나를 탓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1, 2차전과 비교해 3차전에서 급감한 경기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를 놓고 선수단 내부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멕시코전에서 조금 어수선한 건 있었지만, 선수단 내에 문제가 있다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아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아주 철저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라고 답했다.
다만 대표팀은 경기력의 급격한 저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 홍 감독은 “솔직히 지금 갑자기 왜 이런지에 대해서 조금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안진용·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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