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란 전쟁이 바꿨다”… 인도가 무장 드론 키우는 이유

김효선 기자 2026. 6. 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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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을 계기로 인도가 국산 무장 드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설타임스(FT)가 보도했다. 저렴한 드론이 기존 첨단 방공망을 우회하거나 압도하는 전쟁 양상이 잇달아 나타나자, 해외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자국 방산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 경찰·드론 엑스포 2026(International Police and Drone Expo 2026)'에서 전시업체 관계자들이 전시된 드론 옆에 서 있다. /AFP

FT는 “인도군이 국내 업체들로부터 무장 무인항공기(UAV) 구매를 확대하고 있다”며 “그동안 주로 정찰·감시용 드론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DRDO)는 최근 공중과 지상의 목표물을 모두 타격할 수 있는 드론 발사 미사일 시험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 시험에서는 인도 방산 스타트업 뉴스페이스 리서치 앤드 테크놀로지스(NRT)가 만든 드론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NRT의 사미르 조시 최고경영자(CEO)는 FT에 “이란 전쟁은 드론의 군사적 활용을 둘러싼 논의를 이론에서 비대칭 전쟁의 시급한 현실로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비용 드론이 첨단 방공망을 우회하거나 압도하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인도 안보 당국 내에 강한 위기감이 형성됐다”고 했다.

실제 수주도 급증하고 있다. 인도 최대 드론 업체 아이디어포지는 지난 4월 시작한 2026~2027 회계연도 수주액이 31억4000만 루피(약 33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시점 수주액은 1억4000만 루피에 불과했다. 1년 새 2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전체 주문의 약 70%는 인도군에서 나왔다.

인도의 무장 드론 수요가 커진 직접적 계기 중 하나는 지난해 파키스탄과의 나흘간 군사 충돌이다. 당시 양측은 공중전과 드론·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았다. 아이디어포지의 메타 CEO는 “공중 공격이 경제적·군사적 피해를 주는 것을 보면서 장거리 공격용 드론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포지는 현재 수류탄을 투하할 수 있는 드론도 생산하고 있다.

인도 정부도 방산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약 10년 전 민간 기업의 무기 제조 참여를 본격적으로 허용했다. 인도 정부는 현재 국영·민간 방산 기업을 육성해 2030년까지 방산업계 연 매출을 300억 달러로 두 배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약 2% 수준인 국방비도 2031년까지 2.5%로 늘릴 계획이다.

FT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2025~2026 회계연도 체결한 방산 계약 규모는 2조3000억 루피에 달한다. 이 가운데 70%는 자국 업체에 배정됐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인도의 방산 생산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3%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인도 정부는 향후 5년간 연평균 18%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국방비 증가는 더 이상 경기 순환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라고 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FT는 인도가 중국산 핵심 부품 수입을 일부 제한하고 기체 설계와 제조 분야에서는 자립도를 높였지만, 여전히 핵심 전자부품은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시 CEO는 “항공기의 ‘두뇌와 근육’에 해당하는 엣지 컴퓨팅, 비행제어용 마이크로칩, 고성능 광학·적외선 센서 등은 여전히 수입 의존도가 높다”고 했다.

FT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인도 정책 결정자들에게 공급망 주권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웠다고 전했다. 조시 CEO는 “지역 분쟁이 핵심 무역로를 위협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정학적으로 취약한 공급망에 더 이상 의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말했다. FT는 인도의 과제가 드론 완제품 국산화를 넘어 반도체와 센서 등 핵심 부품까지 자급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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