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부채 비율 떨어졌으니 괜찮다? 위험한 착시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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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뇌관 중 하나는 가계부채다.
■ 분석② OECD에서도 위험한 수준 = 더 큰 문제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위험도가 더 심각해 보인다는 점이다. 2024년 기준 OECD 38개국의 가계부채 비율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네덜란드(216.0%)ㆍ호주(209.5%)ㆍ덴마크(203.5%)ㆍ캐나다(181.1%)ㆍ스웨덴(179.2%)ㆍ룩셈부르크(178.3%)에 이어 7번째(2023년과 동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나라들의 경우엔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도 장기간 채무상환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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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뇌관 가계부채 분석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하락
잔액은 더 늘고 대출 질 악화
장기 채무상환 조건도 나빠
美ㆍ英 같은 디레버리징 필요
부동산 시장 안정이 최우선
한국경제의 뇌관 중 하나는 가계부채다. 특히 지금처럼 '금리 인상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를 통제하지 못하면 큰일이 터질 수 있다. 표면적으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가처분소득 대비)은 4년째 하락세를 타고 있다. 그렇다면 괜찮다는 걸까. 아니다. 여기엔 위험한 착시 현상이 깔려 있다.
![가계부채 비율은 줄었지만, 잔액은 꾸준히 더 늘었다.[사진|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6/thescoop1/20260626105820847zijl.jpg)
참고로 가계부채 비율 산출식은 '(자금순환표의 가계 금융부채 잔액÷국민계정의 가계 순처분가능소득)×100'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가별 가계부채를 비교할 때도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자, 그렇다면 이 통계를 토대로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줄어들고,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는 이른바 '디레버리징(Deleveraging)'에 진입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 분석① 잔액 더 늘고, 대출 질은 악화 = 우선 2009년부터 2021년까지 13년간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단 한 해도 예외 없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앞질렀다.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랐다는 얘기다. 다만, 2022년부터는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가계부채 증가율을 앞질렀다.
문제는 가처분소득이 늘어난 만큼 가계부채 잔액이 줄어든 건 아니라는 점이다. 전년보다 가계부채 잔액이 감소한 해는 2023년(-0.81%)이 유일했다. 그러다 보니 가계부채 비율이 줄었어도 가계부채 잔액은 오히려 늘었다.[※참고: 물론 소득이 늘어서 가계부채 비율이 개선된 건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소득증가율은 낮아지고(전년 대비), 가계부채 증가율은 올랐다.]
쉽게 말해 지난해의 가계부채 비율 하락은 '가계의 능동적인 부채 상환'이 아닌 '가계 소득 증가로 인한 산술적 결과'일 뿐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디레버리징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건 그래서다.
심지어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한 기간(2022~2025년) 가계부채 구조는 더 나빠졌다. 주택 관련 대출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주택 관련 대출은 2021년 말보다 185조원 증가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88조원 감소했다. 주택 관련 대출이 전체 가계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1%로 2021년(52.9%)보다 6.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2025년 6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규제를 시행하자, 신협ㆍ상호금융ㆍ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이들 기관의 주택 관련 대출은 주담대 한도 제한 이후 4분기 만에 26조원가량 급증했다.
![[사진|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6/thescoop1/20260626105822170kkfo.jpg)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나라들의 경우엔 우리와는 좀 다른 사정도 있다. 첫째, 이들 국가는 대부분 소득세율이 높다. 우리보다 가계부채율이 높은 6개국의 2025년 실질 소득세율(평균임금 노동자ㆍ1인 가구ㆍ무자녀ㆍOECD 기준)은 최저 24% 수준에서 최고 38%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19~22%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분모 축소) 효과가 있다. 실제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더 높아 보이는 착시가 섞여 있다는 거다.
둘째, 은퇴 후 소득은 우리보다 월등히 높다. 일례로 덴마크의 연금 소득대체율은 70% 이상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연금의 소득대체율은 OECD 최하위권(총소득대체율 20% 미만)이고, 노인빈곤율은 OECD 1위다. 따라서 우리나라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나라들의 경우엔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도 장기간 채무상환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높은 복지 수준 덕분에 생계 등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훨씬 낮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나라들의 가계부채 위험과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위험도는 그 정도가 확연히 다르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위험도가 더 심각해 보이는 이유다.
■ 분석③ 미국과 영국도 디레버리징 중 = 눈여겨볼 점은 또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만 해도 우리나라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았던 미국과 영국은 우리와 달리 디레버리징 상황을 맞고 있다는 거다. 2008년 미국과 영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각각 137.6%와 171.9%였다. 그런데 2024년 기준 가계부채 증가율은 미국이 98.8%, 영국이 130.8%로 각각 38.8%포인트, 40.1%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가계부채 잔액을 비교해봐도 우리나라(179.7%)는 대폭 증가했지만, 미국(43.0%)과 영국(43.0%)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참고: 여기서는 과거와 현재의 증감을 살펴보기 위해 '가계 금융부채 잔액(분모)' 데이터를 OECD 자료가 아닌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료를 활용했다.]
우리나라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덴마크와 네덜란드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가계부채 비율은 각각 110.0%포인트, 57.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주요국들에는 가계부채 감소의 계기가 됐다는 의미다.
■분석④ 가계부채 줄이려면… = 사실 디레버리징이 가져올 효과는 다양하다. 우선 민간소비를 늘려 내수를 부양한다는 측면에서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다. 금융시장의 위험도도 낮출 수 있다. 특히 주담대 중심의 부채 팽창은 자원이 생산적 투자가 아닌 자산 매입으로 흘러가게 만든다는 점에서 '생산적 금융'의 정반대편에 있다.
![[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6/thescoop1/20260626105823464tptw.jpg)
더구나 세계 각국은 지금 '금리 인상'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가계부채를 통제하지 못하면 '위험한 뇌관'이 될 수 있다. 금융권의 대출 감독 강화는 물론,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는 비은행권의 대출을 감독해야 하는 이유다. 이 역시 정부의 몫이다.
김진욱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
osogrande7@gmail.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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