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항명 사태까지 오나... 벤치 항의 김민재, 지시 못받았다는 손흥민

이정철 기자 2026. 6. 26.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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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수비의 기둥' 김민재는 교체를 당하며 두 팔을 벌려 벤치에 크게 항의했다. 선발 제외된 손흥민은 경기 후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특별한 지시를 받지 못한 사실을 밝혔다. 두 사건 모두 감독을 향한 우회적인 불만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단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는 신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남아공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졌다.

ⓒ연합뉴스

A조 3위에 위치한 한국은 이제 남은 조들의 상황을 봐야한다. 12개 조 3위팀들 중 8등 안에 들어야 32강에 진출할 수 있다. 8등 안에 포함되지 못하면 32강 탈락을 경험하게 된다.

홍명보호는 선발 라인업에 골키퍼 김승규, 수비수 이한범, 김민재, 이기혁, 양쪽 윙백에 설영우, 이태석, 중앙 미드필더에 황인범, 백승호, 공격진에 황희찬, 이강인, 오현규를 투입했다. 아예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인 것이다.

과감한 선택을 내린 상황에서 홍명보호 선수들은 손흥민 없이 전반전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황희찬과 이태석이 왼쪽 측면에서 활로를 뚫으려고 했으나 상대의 밀집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 김진규, 옌스 카스트로프를 투입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하지만 이미 분위기를 탄 남아공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가 박스 중앙에서 왼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한국 벤치는 여기서 또 이해를 할 수 없는 선택을 내린다. 후반 20분 김민재를 빼고 박진섭을 투입한다. 한국 최고의 수비수를 벤치로 불러들이는 것도 황당한 데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격수를 늘리지 않고 박진섭을 피치 위에 내보내며 스리백을 유지했다.

김민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벤치로 들어왔다. 홍명보 감독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던 김민재는 이후 김진규 코치를 향해 두 팔을 벌리며 항의를 했다. 벤치에 대한 불만이 상당해보이는 제스처였다.

김민재는 경기 후 "경기 전엔 괜찮았는데, 종아리가 조금 좋지 않아서 벤치에 전달했다. 그렇게 심하진 않다"며 종아리 부상임을 전했다. 그렇기에 교체당했을 때 불만의 제스처는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또다시 수비수를 넣은 것에 대한 아쉬움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의 인터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의 전술 지시에 대한 질문에서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다"고 말했다. 팀이 월드컵에서 탈락할 수 있는 순간에도, 손흥민을 이번 대회 처음으로 왼쪽 윙으로 투입하면서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은 것이다.

사실 이런 믿기 힘든 이야기는 선수가 감독을 보호하기 위해 전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입 밖으로 표현했다는 것 자체가 감독의 전술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손흥민은 이날 홍명보 감독을 보호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손흥민과 김민재가 동시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두 선수가 대표팀을 이끌어가는 기둥이기 때문이다. 이는 홍명보 감독의 선수단 장악이 떨어지고 심각하게는 선수단 항명 수준의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홍명보호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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