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戰 끝나자마자…이스라엘이 트럼프에 내민 ‘철도 청구서’
철도 연결 시 인도·이스라엘 경제적 손실
美 공화당에 메일 11통…네타냐후 SOS
라이알윰 “‘아브라함 협정’ 위반…적대적”

미·이란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미국에 또 다시 손을 벌렸다. 튀르키예가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부터 호르무즈 해협까지 잇는 대규모 철도 사업을 막아달라는 요청이다. 철도로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이 동맹을 형성하면 이스라엘에 경제적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5일(현지시간) 아랍어 매체 라이알윰 보도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우파 연립정부 인사들은 튀르키예의 ‘헤자즈(히자즈) 철도 프로젝트’ 추진을 막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설득에 나섰다.
튀르키예는 현대판 헤자즈 철도다. 유럽연합(EU) 가입국 불가리아 국경에서 시작해 이스탄불, 시리아 다마스쿠스, 요르단 암만, 사우디 성지 메디나·메카를 거쳐 호르무즈 해협 입구 오만 소하르까지 잇겠다는 청사진이다. 지난 4월 튀르키예·시리아·요르단 3개국 교통장관은 요르단의 옛 헤자즈 철도역사를 방문해 복원 사업을 논의했고, 이달 초에는 튀르키예와 사우디가 철도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 프로젝트가 미국 동맹인 인도와 이스라엘에 경제적 손실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헤자즈 철도가 지날 수니파 국가들이 강력한 동맹을 형성하면 이스라엘 하이파 항구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지고, 미국이 인도·아랍에미리트(UAE)와 추진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구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미국 공화당 의원실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이스라엘 측 이메일 약 11건이 접수됐다. 라이알윰은 “이 이메일들은 튀르키예와 사우디의 움직임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한 ‘아브라함 협정’을 위협하는 매우 적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관계는 2023년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을 계기로 급속히 악화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대의’를 옹호하며 네타냐후 총리와 원색적 비난을 주고받았다.
한편 헤자즈 철도는 튀르키예의 전신 오스만 제국이 1900년대 건설한 교통망이다. 당초 목표였던 ‘이스탄불∼메카’ 연장은 불발됐지만 ‘다마스쿠스∼메디나(약 1300㎞)’ 구간이 완공돼 한동안 운영됐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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