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에 미친 야심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
정상 향해 수단-방법 안 가리는 삶… 조시 사프디 숨 가쁜 연출 속도감
티모테 샬라메 6년간 탁구 배워… ‘인생 연기’로 골든글로브 주연상

다음 달 1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마티 슈프림’은 성공을 향한 한 인간의 광기를 그린다. 195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무명의 탁구 선수 ‘마티 마우저(티모테 샬라메)’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탁구계의 정상에 오르려 내달리는 이야기를 다룬다. 실존 인물인 미 탁구 선수 ‘마티 레이스먼’에게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사실과 허구가 섞여 있다.


영화는 경비를 구하려 애쓰는 마티의 여정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경기 장면보다도 비중이 커서 ‘스포츠 영화’라 불러야 하나 싶을 정도다. 그런데 이 여정이 예측불허다. 우선 마티 자체가 매우 충동적이고 영악하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돈을 뜯어내기 바쁘다.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자신의 양심도, 사랑도, 심지어는 입고 있던 옷까지도 벗어 던진다.

여기에 “마티는 샬라메여야만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탁월한 연기가 일품이다. 샬라메는 탁구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마티의 어수선함과 야심, 오만함, 허세를 고스란히 체화했다. 그는 마티 연기를 위해 6년간 탁구를 연습했으며, 경기 장면을 포함해 거의 모든 장면에서 대역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샬라메의 인생 연기’라는 평답게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코미디·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다만 샬라메는 3월 ‘마티 슈프림’ 홍보차 CNN 인터뷰에 나섰다가 “저는 사람들이 실제로 관심을 보이는 예술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며 “발레나 오페라처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분야에서 ‘이걸 계속 살려야 한다’고 애쓰며 일하고 싶진 않다”고 말해 공연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런 논란과 별개로 영화는 북미에서 지난해 12월 개봉해 9600만 달러(약 1475억 원), 세계에서 1억9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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