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이재용 회장과 비공개 회동…비수도권 지역 반도체 투자 막판 조율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호남·충청 등 비수도권 지역 반도체 공장 투자 문제를 의논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 지역에 최대 4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직접 대기업 총수들과 막판 조율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 회장과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단독 면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 보고회’를 주재하고 관련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0일에는 최 회장이 광주를, 다음달 2일에는 이 회장이 충남 아산을 방문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립 구상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충청 지역에 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전공정)과 첨단 패키징(후공정),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최대 400조원 수준까지 거론된다. 당초 두 회사는 호남에 후공정인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었지만, 전공정까지 투자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제조 공정은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나뉜다. 전공정은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 넣는 핵심 제조 과정이고, 후공정은 완성된 칩을 검사하고 케이스를 씌우는 마무리 작업이다. 전공정은 대규모 전력·용수·인력이 필요하고 투자에 수백조원이 들지만 후공정은 투자 규모가 수조원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수도권 1극 체제 극복을 위해서 첨단 핵심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영남이나 충청, 강원, 제주, 호남 등으로 확대하는 획기적인 전략 산업 다극화가 필수적”이라며 “이에 관한 구체적 청사진을 곧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재정과 산업경제, 인프라 구축 등 전반에 걸쳐서 지금까지 소외된 지방에 더 많은 기회를 주게 하는 법 개정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비수도권 투자 기업에는 파격적인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비수도권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지정될 경우 국가가 용수 등 산업 인프라와 국유지 임대료 면제 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추진 중인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의 핵심 인프라는 그것대로 고도화해 나가고, 동시에 지방 곳곳에 새로운 산업 경제 기반을 구축해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윈-윈 하는 모두의 성장 시대를 반드시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미래산업 투자가 호남과 충청에 집중되면 동남권은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피지컬 AI 산업은 동남권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호남, 충청, 동남권, 강원 등 지역별 투자를 다 의미 있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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