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76주년 특집] 한국전쟁 당시 미 공군 폭격 명중률은 얼마나 될까

김용진 2026. 6. 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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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한국전쟁 발발 76주년을 맞아 미 극동공군(FEAF) 산하 제5공군 작전분석실(OAO)이 생산한 한국전쟁 당시 공중 폭격 실태 분석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한다. <편집자 주>

한국전쟁 당시 미 공군의 공중 폭격 명중률은 어느 정도였을까. 뉴스타파가 입수한 미 공군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폭탄이나 로켓탄 모두 표적 명중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다시 말해 오폭률이 90% 이상이었다. 이처럼 낮은 공중 폭격 명중률은 미 공군이 정밀 폭격보다는 군사 표적을 둘러싼 지역을 광범위하게 타격하는 융단폭격이나 초토화폭격에 주력하게 되는 원인의 하나가 됐다. 

뉴스타파 해외사료 수집팀은 올해 초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한국전쟁 당시 미 극동공군(FEAF) 제5공군 작전분석실(OAO)이 수행한 49건의 작전분석 프로젝트 관련 메모랜덤 49건과 부속 보고서, 사진, 도면 등 수만 페이지를 입수했다.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한국전쟁 때 미 공군 항공기의 공중 폭격 정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문서를 선별해 핵심 내용을 공개한다. 

미 공군 로켓탄 명중률, 2.8%~5.5%

먼저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8월 9일 극동공군 작전분석실(FEAF Operations Analysis Office) 메모랜덤 제16호, ‘전투 로켓의 정확도(Accuracy of Combat Rocketry)’다. 이 보고서는 한국전쟁 초기에 재래 전폭기인 F-51 머스탱이나 제트 전폭기인 F-80 슈팅스타에서 발사하는 전투 로켓의 실전 사격 정확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공중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작성했다. 

분석관 아놀드 C. 맥클린(ARNOLD C. McLEAN)은 전폭기 조종사들을 상대로 적 탱크나 트럭 같은 표적 명중률을 조사한 결과 1대대(Unit 1)는 로켓 8발당 1~1.5발 명중,  2대대는 로켓 8~10발당 1발 명중, 3대대는 로켓 12발당 1발 명중, 4대대는 로켓 12~15발당 1발 명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분석관은 이 수치가 전과를 부풀린 조종사의 주장일 뿐이고 실제 명중률은 여기서 최소한 절반 이상 깍아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통제된 조건에서의 항공 로켓탄 발사 테스트 데이터로 보정한 실제 명중률은 강하 각도 10°~15° 완만한 강하의 경우 35발 중 1발(2.8%), 강하 각도 30° 급강하의 경우 18발 중 1발(5.5%)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처참한 수준의 로켓판 명중률은 정밀 타격의 실패와 오폭 및 과잉 폭격의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 미 5공군 OAO 분석관 맥클린이 작성한 로켓탄 명중률 관련 분석 보고서 메모 16호(왼쪽은 표지, 오른쪽은 로켓탄 명중률 분석 내용이 수록된 4페이지)

미 공군 작전분석실이 파악한 구조적 ‘전과 부풀리기’

미 공군 조종사들의 전과 부풀리기 행태는 1951년 9월 24일 작전분석실 보고서 '교살작전에서 조종사 전과 보고의 타당성(Validity of Pilots' Claims in Operation Strangle)'에서도 드러난다. ‘교살작전(Operation Strangle)’은 1951년 미 공군이 도로와 철도를 폭격해 공산군의 전선 보급을 차단시켜려 한 작전이다. 이 보고서는 그 작전의 핵심 성과 지표인 '차단(cut)' 전과가 얼마나 부풀려졌는지를 분석했다. 

아래 표는 전폭기 조종사들이 보고한 도로와 철로 차단 횟수와, 폭격 전후 사진판독으로 확인한 실제 차단 횟수를 나란히 비교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 미 제 5공군 작전분석실 보고서 '교살작전에서 조종사 전과 보고의 타당성'(Validity of Pilots' Claims in Operation Strangle). 조종사의 전과 보고 내용과 실제 차단 내역을 비교 분석했다.

조종사들은 1952년 6월 도로 폭격에서 14.8%를 차단(3,323발 중 492발 명중)했다고 보고했지만 OAO가 항공 사진 판독 증으로 실제 확인한 차단율은 6.7%(1408발 중 95발)에 그쳤다. 또 조종사들이 8~9월 철도 폭격에서 보고한 차단율은 28.5%였지만 실제 분석 결과는 12.9%였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전체적으로 전과 보고가 실제 차단을 두 배가량 초과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시기와 폭격 표적(도로·철도)이 달랐는데도 전과를 부풀린 비율이 똑같이 2.2배였다는 것은,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미 5공군 작전분석실은 이미 1950년 8월 로켓탄 분석에서 "조종사들의 전과 보고는 최소 절반으로 깎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1년 뒤 교살작전 데이터도 비슷하게 나왔다. 

급강하폭격, 도로 표적 110미터 이상 오폭 다수 

작전분석실이 1951년 11월 27일 작성한 기술메모 '병참선에 대한 전폭기 폭격 정확도 분석 기법(Techniques for Analyzing Fighter-Bombing Accuracy Against Lines of Communication)'은 폭격 전후 항공사진을 판독하는 측정 기법을 통해 실제 폭격 데이터로 오폭률을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1951년 10월 미 공군이 도로를 표적으로 폭격한 폭탄 구덩이 1,408발을 분석했다. 도로처럼 길쭉한 표적은 폭격 방향을 도로와 나란히 잡으면 거리 오차가 무의미해지는, 전폭기 폭격수에게 가장 유리한 목표물이다. 그런데도 결과는 공산오차(probable error) 67피트, 약 20미터였다. 투하한 폭탄의 절반이 도로 중심선에서 20미터 넘게 벗어났다는 뜻이다. 폭이 10미터 안팎인 도로를 기준으로 하면 대부분이 도로를 비켜 간 것이다. 게다가 1,408발 중 96발은 표적선에서 360피트(약 110미터) 넘게 벗어난 완전 오폭이었다. 한국의 촌락 특성상 도로 인근에 촌락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도로 100미터 밖으로 폭탄이 떨어졌다는 건 민가 오폭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수치다.  

레이더 유도 맹목폭격(Blind Bombing)이 더 위험…아군 오폭 가능성

정확도가 가장 처참하게 나타난 건 1951년 5월 7일 제5공군 작전분석실이 부사령관에게 보고한 'MPQ-2 맹목폭격 정확도 예비보고서(Preliminary Report on MPQ-2 Blind Bombing Accuracy)' 분석에서다. MPQ-2는 지상 레이더가 폭격기를 유도해, 조종사가 표적을 눈으로 보지 않은 채 신호만으로 폭탄을 떨어뜨리는’ 맹목폭격(blind bombing)’ 시스템이다. 야간·악천후나 적과 아군이 맞붙은 전선 근접지원 작전에 주로 쓰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매달 수백 차례의 폭격이 이 방식에 의존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이 시스템으로 투하한 폭탄 6발을 조사했는데, 표적에서 빗나간 거리는 평균 약 1,400피트, 427미터에 달했다. 한 변이 30미터인 표적을 한 발로 맞힐 확률은 0.15%로 조사됐다. 천 발에 한두 발꼴로 표적을 명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90미터 크기 표적도 1%, 300미터짜리 대형 표적조차 11.4%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 시스템의 능력을 "극도로 일관성이 없다(exceedingly inconsistent)"고 평가했다.

보고서가 거론한 가장 큰 위험성은 아군 오폭 위험이다. 당시 작전수칙은 아군 전선에서 3,000피트(약 900미터) 안쪽의 표적은 폭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보고서는 "그렇게 안전거리를 두고 폭격해도 투하 폭탄의 4.5%가 그 거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었다. 스물두 발에 한 발꼴로 안전 완충지대를 넘어 아군과 민간인이 있는 쪽으로 떨어진다는 우려를 당시 미 공군 분석실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당시 미군 폭격이 얼마나 무차별로 이뤄졌는지도 이 보고서에서 드러난다. 작전분석실은 약 70개 표적의 폭격 전후 사진으로 결과를 검증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전선 일대에 폭탄 구덩이와 포탄 자국이 너무 많아, 어느 흔적이 어느 폭격인지 분간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일반 폭탄의 낮은 명중률, 네이팜탄이 떠오른 배경 중 하나

미 5공군 작전분석실이 1951년 3월 1일 작성한 메모랜덤 35호 ‘적 기갑 장비에 대한 공중 무기 효력’은 명중률이 매우 낮은 로켓탄의 대안으로 네이팜탄이 부상한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보고서다. 메모 35호 14페이지의 23번 문항은 조선인민군 T-34 탱크 크기의 목표물에 대한 미 공군기의 명중률이 매우 낮다고 지적하고, 1950년 9월과 10월 대구에서 실시된 테스트 결과 28발의 로켓을 발사했을 때 겨우 1발만 명중했다는 사실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파괴한 적 탱크의 60% 가량이 네이팜탄에 의해 파괴됐다는 분석도 적시했다. 미군은 전쟁 초기 북한군의 T-34 탱크를 잡기 위해 5인치 ‘HVAR 로켓’을 주력으로 사용했지만 여러 분석 결과 명중률이 2~5% 대에 머물자, 점 단위 목표물을 겨냥한 정밀 타격보다는 면 단위의 무차별 폭격 전술로 선회했고 네이팜탄이 효과적이었다는 결과를 현장 실증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보고서가 20페이지에 수록한 지도는 OAO 분석팀이 실제 한반도 내 미 공군 작전 경로를 따라 T-35 탱크, 교량, 마을 등이 파괴된 구역을 시각화한 자료다. 25페이지는 네이팜탄 투하로 파괴된 적 탱크 사진을 담고 있다. 2장의 사진 모두 네이팜 폭발로 인한 고열로 탱크 내부가 폭발해 포탑이 파괴되고 궤도바퀴가 녹아내린 모습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두 현장 모두에 네이팜 탄 탄피(용기 잔해)가 발견됐다고 썼다. 

미 5공군 작전분석실이 생산한 일련의 보고서는 미군 전폭기 로켓탄과 비유도 일반 폭탄의 정밀도나 명중률이 매우 낮았고, 이로 인해 오폭과 과잉 폭격으로 인해 피해가 급증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또 정밀 폭격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자 구역 폭격, 융단 폭격 방식을 확대했고, 동시에 네이팜 탄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게 된 배경을 논리적으로 보여준다.

▶미 5공군 작전분석실이 1951년 3월 1일 생산한 메모랜덤 35호 ‘적 기갑 장비에 대한 공중 무기 효력’

70년 전 무너진 ‘정밀폭격’ 신화…이란 전쟁에서도 재현 

한국전쟁 때 작성된 미 극동공군 작전분석실 보고서를 보면 하나의 결론이 도출된다. 눈으로 보고 쏜 로켓과 투하한 폭탄은 표적 명중률이 처참할 정도로 낮았다. 레이더 유도로 이뤄진 맹목폭격은  그보다 더 빗나갔다. 

한국전쟁 때 미군은 '군사목표만 정밀폭격한다'고 했다. 하지만 미 공군이 남긴 자체 분석 보고서는 정밀폭격 주장과 초토화된 한반도의 현실 사이에 왜 그토록 큰 간극이 있었는지를 증언하고 있다. 낮은 명중률은 정밀폭격을 사실상 융단 폭격으로 귀결시킬 수밖에 없었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70여 년이 지난 2026년 2월, 미국과 이스라엘 전투기와 미사일이 이란 전역을 공격했다. 전쟁 첫날 이란의 한 초등학교에 미군이 발사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떨어져 어린 여학생 등 최소 175명이 사망했다. 군사기술과 무기체계가 한국전쟁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하지만 폭격은 오폭을 낳고 민간인 학살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또다시 증명됐을 뿐이다. 

도서출판 뉴스타파는 한국전쟁 발발 76년을 맞아 한반도에 갈등과 반목과 전쟁을 부추기는 어떠한 시도도 배격하고, 평화저널리즘을 구현하기 위해 뉴스타파 해외사료 수집팀이 입수한 한국전쟁  사진과 도면, 보고서 등을 수록한 ‘당신이 보지 못한 한국전쟁: 초토화 폭격’ 개정증보판을 발간했다. 

미 극동공군 작전분석실 보고서 내용도 다수 수록했다.

▶ 한국전쟁 초기 미 공군의 500파운드 일반 폭탄과 네이팜탄 폭격으로 전소되고 뼈대만 남은 경남 고성국민학교 모습. 뉴스타파 해외사료 수집팀이 최근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입수한 사진이다. 도서출판 뉴스타파가 한국전쟁 76주년을 맞아 펴낸 ‘당신이 보지 못한 한국전쟁: 초토화 폭격’ 표지 사진으로 사용됐다. 

뉴스타파 김용진 muckraker@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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