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전기 있지만 인력·생태계가 없다…'호남 반도체 팹' 5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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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으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호남 지역 반도체 팹 투자 방안을 구체화했다.
호남 반도체 공장이 '반도체의 나라'를 지탱할 또 하나의 축이 될지, 아니면 과잉 투자와 지역 한계의 부담으로 남을지가 냉정한 경제성 검증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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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급 인재 확보 최대 걸림돌
협력사 소부장 기업 합류도 관건
특별법으로 사업비 최대 전액 지원

‘반도체의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으면서다. 부지, 용수, 전력 부족 등 수도권 인프라 포화를 감안하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수백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기업은 핵심 인력 확보와 팹을 떠받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 구축 과정에서 짊어질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호남 지역 반도체 팹 투자 방안을 구체화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후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호남 반도체 공장의 당위성을 에둘러 밝혔다. 이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좋은 변화의 태풍이 미풍에 그칠 수 있고, 상상조차 어려운 위기가 폭풍으로 변할 수 있다”며 “1극 체제 극복을 위해 첨단 핵심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영남이나 충청, 강원, 제주, 호남 등으로 확대하는 전력산업 다극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부의 ‘지방 균형 성장’ 정책 기조에 호응해 전·후공정을 아우르는 최대 5개 공장을 호남과 충청권에 짓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호남이 주요 대안으로 부상한 것은 수도권 클러스터의 물리적 한계 때문이다. 핵심 거점인 경기 용인 등은 대규모 추가 용지 확보가 어렵고, 대규모 전력과 물을 끌어오는 데 한계에 직면했다. 인프라 부족으로 투자가 지연되면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폭발적 수요를 고스란히 놓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정부는 이들 기업의 막대한 투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꺼내 들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입법 예고한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에서 전력, 용수, 도로 등 반도체 클러스터 기반 시설 비용과 관련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총사업비의 50% 이상, 최대 전액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호남 등 비수도권 신규 클러스터에는 부지 지정과 정주 여건 개선, 송전탑 대신 전력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에도 재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호남 반도체 공장이 기정사실이 되자 정치권과 지자체도 시끄러워졌다. 앞다퉈 유치전을 벌이며 이전투구 양상마저 보인다.
국민은 정작 정치가 아니라 경제적 타당성을 궁금해한다. 팹 1기당 10만㎡ 이상 부지가 필요한 만큼 마땅한 땅이 있는지, 팹을 돌리기 위해 하루 평균 24기가와트시(GWh)의 전력과 20만t의 물을 끌어오는 게 가능한지 등이다. 이게 충족되더라도 3000명 넘는 전문 인력의 정주 여건과 수십 곳의 소부장 업체가 눌러앉을 생태계를 꾸릴 수 있는지 따지는 이가 적지 않다. 호남 반도체 공장이 ‘반도체의 나라’를 지탱할 또 하나의 축이 될지, 아니면 과잉 투자와 지역 한계의 부담으로 남을지가 냉정한 경제성 검증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김채연/하지은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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