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126년만의 강진 … "걷다가 몸 튕겨져 나가"
임시대통령 비상사태 선포
카리브해선 쓰나미 경보도

베네수엘라에서 24일(현지시간) 126년 만에 가장 강력한 연쇄 지진이 발생해 사망자가 최대 1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분께 베네수엘라 북부의 카리브해 연안 마을 모론 서부 지역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39초 후 첫 번째 진앙에서 남서쪽으로 약 45㎞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일어났다. 지진 발생 깊이는 각각 21.9㎞, 10㎞로 파악됐다. 진앙지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60㎞ 떨어져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USGS의 자료를 인용해 1900년 발생한 7.7 규모의 산 나르시소 지진 이후 베네수엘라 혹은 인근 해안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라고 분석했다. 당시 지진으로 21명의 사망자와 5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도시 전역의 주택과 건물이 무너졌다.
이번 강진으로 카라카스 시내 건물이 크게 흔들리고 주민들이 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특히 이날은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에 기여한 1821년의 군사적 승리를 기념하는 '카라보보 전투 기념일'로, 공휴일을 맞아 주민 다수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집에 머물고 있어 피해가 더 클 것으로 관측됐다.
한 목격자는 "건물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으며,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했다"면서 "걷고 있었는데 몸이 이리저리 내던져지고 집 안 모든 물건이 떨어졌다"고 AP통신에 전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에 출연해 강력한 연쇄 강진과 20여 차례의 여진 발생에 따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접국인 푸에르토리코를 비롯해 버진아일랜드에는 한때 쓰나미 위협 경보가 발령됐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지진 발생 이튿날인 25일 이번 강진으로 인해 최소 164명의 사망자와 97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인 라과이라주는 아직 포함되지 않아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USGS는 사망자 수가 최소 1만명, 최대 10만명에 달할 수 있다며 "막대한 인명 피해와 대규모 재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USGS는 사망자가 1만~10만명일 확률을 37%, 1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을 11%로 각각 예측했다. 또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의 1~4%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지진으로 베네수엘라에 긴급구조팀을 파견한다고 전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이번 재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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