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아닌 자가복제?’ 스트레이키즈 뮤직비디오 유사성 논란

황지민 2026. 6. 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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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스트레이키즈(STRAY KIDS) ‘런 잇’(RUN IT) 뮤직비디오와 더보이즈(THE BOYZ) ‘트리거’(TRIGGER) 뮤직비디오가 SNS 상에서 유사성 논란에 휩싸였다/(왼)더보이즈 ‘트리거’ 뮤직비디오 캡처, (오)스트레이키즈 ‘런 잇’ 뮤직비디오 캡처

[뉴스엔 황지민 기자]

지난 6월 24일 공개된 스트레이키즈(STRAY KIDS) 새 디지털 싱글 '런 잇’(RUN IT) 뮤직비디오를 두고 팬들 사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런 잇'이지난 2024년 발매된 더보이즈(THE BOYZ) '트리거’(TRIGGER) 뮤직비디오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논란이 되고 있는 뮤직비디오는 일단 연출자가 동일하다.

■ 폐건물 배경에 복면 댄서…포착된 '닮은꼴' 연출

두 뮤직비디오를 살펴보면 상당한 유사점이 발견된다.

두 뮤직비디오는 폐건물을 연상시키는 동일한 촬영 장소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멤버들을 중심으로 군중과 댄서들이 원형을 그리며 에워싸는 구도, 흑백을 주요 색감으로 사용했다는 점, 복면을 착용한 댄서 스타일링 등이 유사 장면으로 거론됐다. ‘TRIGGER’ 뮤직 비디오에는 주술 문양 기호가, ‘RUN IT’에는 한글이 붓글씨로 새겨져 있는 모습 역시 동일한 연출처럼 느껴진다는 의견이다.

이중 논쟁이 가장 뜨거운 부분은 '먹물 퍼포먼스' 신이다. 더보이즈 'TRIGGER' 뮤직비디오에선 멤버 주연이 온몸에 먹물을 묻히고 신체를 캔버스 삼아 표현하는 연출이 나타난다. 당시 해당 장면은 영화 ‘파묘’를 연상시킨다며 팬들 환호를 일으킨 바 있다.

이 모습은 스트레이키즈 'RUN IT' 뮤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멤버 아이엔 역시 먹물을 두르고 바닥에 흔적을 새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파묘' 연상시킨 먹물 퍼포먼스도 판박이? 알고 보니 동일 감독

여기서 주목할 점은 두 작품 창작자가 동일하다는 사실이다. 두 뮤직비디오 모두 프로덕션 '하이퀄리티피쉬' 손승희 감독(예명 SAMSON)이 연출을 맡았다.

표절은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 도용할 때 성립한다. 때문에 이 경우는 표절이 아닌 자가복제 문제에 더 가까워 보인다.

물론 자가 복제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두 뮤직 비디오의 세부적인 주제 의식과 시각적 장치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더보이즈 ‘TRIGGER’는 디스토피아 세계관 속 혁명을 주제로 삼는다. 반면 스트레이키즈 ‘RUN IT’은 광활한 전투장에서 멤버들의 강인함을 내세웠다. 흑백 톤이 영상 전반에 깔린 것 역시 다른 의도일 수 있다. 더보이즈의 경우 디스토피아적 우중충함을 표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스트레이키즈는 흑백 태극문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였을 가능성이 높다.

원형 구도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TRIGGER’ 뮤직비디오에서 댄서들이 원형 구조를 이루는 장면은 한 번이 전부이다.

그러나 스트레이키즈는 원 자체를 하나의 주제 의식으로 삼은 모습이다. ‘RUN IT’ 뮤직비디오에는 원형 모양 단상, 도로 등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스트레이키즈가 지닌 에너지가 종착지 없이 계속 이어진다는 음원 속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메타포로 보인다.

■ 컨셉이 곧 정체성 … K팝 팬덤이 분노하는 이유

이번 사안이 공식적인 입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창작자가 동일하다는 구조상 제작사 간 갈등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제까지 팬들이 제기한 표절, 유사성 문제가 업계 내에서 공식적 해명을 이끈 사례는 많지 않다.

다만, 중요한 것은 '누가 만들었는가'를 넘어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는가'라는 질문이다. 뮤직비디오는 감독을 크래딧으로 둔다. 그러나 아티스트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또한 각 그룹이 추구하는 시각적 정체성이 얼마나 뚜렷하고 일관되는가는 팬들에게 아티스트를 구분하고 애정하는 방식과 직결되어 있다. 팬들에게 이번 유사성 논란이 예민하게 다가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K팝 아이돌에게 컨셉과 정체성은 단순한 마케팅 요소를 넘어 아티스트의 음악적 경력과 예술적 위치를 결정한다. 이를 존중하기 위한 창작자들의 더욱 세밀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뉴스엔 황지민 saeha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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