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진입 시도' 활동가 여권 반납명령 소송…8월 선고(종합)

(서울=뉴스1) 유수연 권진영 기자 = 이스라엘군에게 나포됐다가 석방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 활동가 김아현 씨(활동명 해초)가 외교부의 여권 반납 명령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항해는 집단 학살에 침묵하는 국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활동"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주장했다.
외교부 측은 2007년 샘물교회 피랍사건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눈 뜨고 봐야 하냐"고 반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25일 김 씨가 외교부를 상대로 낸 여권 반납 명령 취소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소송 당사자인 김 씨는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김 씨 측 대리인은 "김 씨가 항해하는 것은 집단 학살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구호하는 활동이자, 제노사이드에 침묵하는 국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활동"이라며 여권 반납 명령으로 집회·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와 활동의 수혜자인 팔레스타인인들의 생명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또 외교부가 처분 사유를 통지하지 않아 처분의 절차에 위법이 있고, 가자지구에 도달할 가능성이 없는데도 여권을 무효로 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측 대리인은 2007년 탈레반이 분당 샘물교회 자원봉사자 23명을 납치한 뒤 이들 중 2명을 살해한 사건을 언급하며 "김 씨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처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씨 측이 가자지구에 도달할 가능성이 없으니, 처분이 위법이라고 하지만 도달 여부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며 "가자지구에 갔다가 구금됐던 원고가 이스라엘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눈을 뜨고 봐야 하냐"고 강조했다.
직접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씨는 "이스라엘의 식민 점령과 집단학살은 끝나지 않았다"며 "이 사건은 공개적인 국제 항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위해 국가가 채택한 수단이 어느 정도 기본권에 영향을 주는지 법익 형량해야 하는 것이 쟁점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오는 8월 27일 선고기일을 연다.
한편 김 씨와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 활동가 20여 명은 이날 변론기일에 앞서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권이 아니라 학살을 막아라"라고 외쳤다.
김 씨는 "전 세계 그 어떤 국가도 법으로 가자지구나 팔레스타인에 가는 것, 항해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규제하지 않는다"며 "한국의 여권법이라는 악법이 시민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사례는 이후에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의 오해를 풀기 위해 설명하자면, 내가 추방될 때 대한민국 정부가 추방 비용을 지원한 적은 한 번도 없다"라고도 했다.
활동가 이미현 씨는 "(해초뿐 아니라) 우리나라 언론들은 정부의 여행 허가제로 분쟁 지역 취재와 보도를 포기하고 있다"며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을 끝내지 못한 채 휴전 상태고, 76년 전 전쟁의 참화를 몸소 겪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오늘날 전쟁과 학살의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몸소 실천하고자 했던 해초 활동가의 저항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 총 두 차례 가자지구 진입을 위해 항해에 나섰다가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
지난해 10월 첫 번째 체포 및 석방 후 외교부는 김 씨에게 여권 반납을 명령했다. 하지만 김 씨는 이를 송달받기 전인 지난 3월 중순 출국했고 여권이 무효가 됐다.
이에 김 씨를 대리하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여권 반납 명령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집행정지 신청은 지난 4월 기각됐다.
민변은 여권 반납 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여권 효력이 자동 상실되도록 하는 여권법 조항이 위반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됐다.
shush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초등생 물려는 개 떼어내려 발길질한 여성…개 죽자 "400만 원 물어내라"
- 남아공전 1시간 뒤 '악플 고소' 공지한 설영우…팬들 "국민 협박" 맹비난
- 친오빠에 성폭력 당한 자매들…"자기 딸 유독 아끼는 모습에 몸서리" 분통
- "'코미디언 '임OO' 결혼 생활 중 폭력, 양육비 외면" 대통령에게 '호소'
- 월드컵 남아공전 충격패에 전현무 "이영표 평정심 잃어, 책상 3번 내리쳤다"
- "내가 모실게" 말 믿었는데…치매 엄마 통장서 1억 빼간 친오빠에 분노
- '참교육' 우진 엄마 현실로…담임이 2주간 병가 내자 사유까지 캐물었다
- 中매체 "한국 32강 진출 불투명"…누리꾼도 "집에 올 때 됐다" 조롱
- 일본은 지금 16강 한일전 꿈꾼다…"조1위 돼, 한국 제물 삼으면 쉽게 8강"
- '뼈말라' 최준희, 거식증 부인 "관리가 취미…그냥 예뻐지는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