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환호에서 탄식으로⋯전주 곳곳 응원 열기 ‘후끈’
어린이집·노인복지관·전통시장서 “대~한민국”
0-1 패에 뜨거운 응원전 분위기 180도 달라져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가 열린 25일 전주 곳곳에서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다른 지역과 달리 공식 거리 응원전이 없는 대신 남녀노소 모두 저마다 모여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완산구 효자동 해나어린이집은 경기 시작 전부터 시끌벅적했다.
각기 다른 프린팅이 된 빨간 티셔츠를 입은 7세 반 어린이들이 손수 만든 응원 도구를 들고 “대~한민국”을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 한글이 서투른 탓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응원 문구를 써보는 등 응원 준비에 한창이었다.
빨간 티셔츠를 챙겨 입은 선생님들도 어린이들의 얼굴에 태극기·축구공 등을 그려 주며 응원의 열기를 더했다. 어린이·선생님 할 것 없이 한마음 한뜻으로 대표팀을 응원했다.

같은 시간 덕진노인복지관도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어르신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자리가 없어 야외 정자에 앉아 창문 너머로 응원할 정도로 많은 인원이 몰렸다. 청소하는 아주머니들도 아침부터 서둘러 축구 시작 시에 맞춰 자리 잡고 앉았다.
응원 열기는 아이들 못지않았다. 골키퍼 김승규가 선방을 보일 때마다 어르신들은 “잘했다!”, “최고다!” 등을 외쳤다.

전주역 대합실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좌석이 꽉 찼다. 전주로 여행 온 외국인들도 자리에 앉아 축구 경기에 관심을 보였다.
대합실 옆 카페와 편의점, 음식점 직원들도 고개를 내밀고 경기를 관람했다. 열차 도착 안내 방송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대표팀이 후반 18분 선제골을 허용하자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현장 곳곳에서 많은 시민이 탄식을 내뱉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들 고개를 내젓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휴가를 나온 김건우 병장은 “비록 실점해 아쉽지만, 우리나라가 금방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휴가 복귀라 발걸음이 무겁지만, 우리가 이긴다면 조금은 가벼워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시간 전주 남부시장도 아쉬운 목소리로 가득했다.
대형 LED 관람을 위해 올해 초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모이장에 모인 시민·관광객 등은 열띤 응원 끝에 탄식을 내뱉었다. 자리에 앉아 응원하던 사람들은 추가 시간이 주어지자 일어나서 두 손을 모으고 극장 골을 기원했다.
경기 내내 이어진 함성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탄식으로 바뀌었다. 대표팀이 예상치 못하게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배하면서 32강 자력 진출이 무산됐다. 다른 조 결과만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주장 손흥민의 유니폼을 챙겨 입고 나온 송은채(28·모이장 직원) 씨는 “경기 결과가 아쉽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니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32강에 진출해서)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면 좋겠다”고 했다.
박현우 기자·이상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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