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방차관 "美 유럽 주둔 軍 감축, 질서 있게 이뤄져야"

신정원 기자 2026. 6. 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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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럽 병력·군사자산 철수 압박
유럽, 자체 방위·억제 전환 잰걸음
내달 나토 정상회의서도 집중 논의
[AP/뉴시스] 알리스 뤼포 프랑스 국방부 차관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프랑스 고위 당국자는 24일(현지 시간) 미국의 유럽 주둔 병력 및 군사자산 철수가 예측 가능하고 질서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알리스 뤼포 프랑스 국방부 차관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미국의 전략 변화가 유럽에 난처한 상황을 초래하지 않도록 질서 있고, 조율되며,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대서양 동맹 관계가 극심하게 불안정해진 지금, 우리는 과도한 위기론도 현실 부정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뤼포 차관은 이번 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했다. 그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과도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최근 유럽 동맹국을 상대로 군사 자산 철수 카드를 흔들며 혼란에 빠뜨렸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달 초 유럽 내 미군 주둔 규모에 대해 6개월간의 재검토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대(對)이란 전쟁을 돕지 않은 국가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란 전쟁을 공개 비판하자 보복성 조치로 주독 미군 일부 철수를 발표해 동맹국들을 당혹시켰다. 이후 폴란드 배치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가 며칠 만에 번복하기도 했다.

미국은 또 나토의 '전력 모델(force model)' 체계 아래에서 동맹국에 제공하던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드론, 잠수함, 군함 규모도 점진적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미국의 이런 움직임이 "예상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지만,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동맹국들이 전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명확한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다.

내달 7~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이른바 '안보 부담 전환'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미국이 다른 전략 우선순위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가운데 유럽이 대륙 방어와 억제에서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프랑스는 나토의 3대 핵보유국 중 하나다. 1960년대 이후 프랑스 영토에는 미군이 주둔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나토의 지역 방위 계획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 미국 감축분 일부를 메우기 위해 추가 자산을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

뤼포 차관은 유럽 내 미군 규모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지원 역량'의 공백을 유럽이 어떻게 메우느냐가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공중·해상 수송, 공중급유, 정보자산, 우주자산 등이 포함된다.

다만 그는 "미국 전력을 하나하나 그대로 대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유럽은 미국과 같은 방식으로 전쟁을 수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핀란드를 유럽식 억제 모델 사례로 제시했다. 핀란드는 나토의 전방지상군(FLF)을 신설했는데 다른 FLF와 달리 병력을 자국에 상시 주둔시키지 않고, 대신 인접국 스웨덴에 기반을 두는 유연한 구조를 채택했다.

뤼포 차관은 또 미국이 독일·이탈리아·스페인·아일랜드 등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유럽 내부 분열을 경계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끼리 책임 공방을 벌여서는 안 된다"며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실질적인 군사적 효과"라고 짚었다.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해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유럽이 자력 방위 주도권을 행사할 역량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그러나 뤼포 차관은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유럽은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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