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판매 넘어 정보·추천·제안 역량 강화해야" "출점 중심 성장 한계…고객 생애가치 높여야"
김인호 한국유통포럼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7회 소비자정책포럼'에서 '창조적 유통의 시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26.06.25[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이 소비자에게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고 추천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김인호 한국유통포럼 회장은 25일 아주경제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7회 소비자정책포럼 첫 번째 주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창조적 유통의 시대'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소비 가치 확장, 초개인화 시대, 인공지능(AI)에 따른 유통업 패러다임 변화를 짚었다.
그는 저성장과 고물가, 인구구조 변화로 소비 위축 우려가 커졌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과 수출 호조, 증시 상승, 방한 외국인 증가가 맞물리며 백화점 등 일부 유통 채널이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호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상과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며 "반도체 경기 회복, 수출 호조, 증시 상승, 명품 소비 확대, 방한 외국인 증가가 겹치면서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변화가 최근 백화점 관련 주가 상승으로도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1년 백화점 성장 요인이 자산효과, 제조 대기업 성장, 프로모션 강화 등이었다면 올해는 증시 상승과 반도체·수출 경기,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통산업 전반은 양극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경제적으로는 저성장과 3고 현상, 반도체 호황이 혼재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양극화 심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제도적으로는 소득 재분배, 유통 규제, 노동 관련 법안이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술 측면에서는 AI와 에이전틱 커머스, AX(AI 전환) 관리 기술이 유통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 가치 변화도 주요 화두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과거 소비가 의식주 중심의 '소유'에 가까웠다면 성장기에는 취미, 휴식, 지식 등 경험과 활동 중심으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유통업은 상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 전달과 추천, 제안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소비자는 쇼핑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만큼 감성적 가치와 자기표현 욕구가 소비를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유통업의 경쟁 방정식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김 회장은 "AI 1.0이 수요예측, 재고 배치, 배송 효율화 등 기존 업무를 자동화·최적화하는 단계였다면 AI 2.0은 소비자가 직접 탐색하지 않고 AI 에이전트에 구매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AI 3.0은 주문이 발생하면 곧바로 생산이 시작되는 온디맨드 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차세대 유통 경쟁력의 중심축도 입지와 출점에서 고객 이해도와 데이터 자산화로 이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점포형 소매업은 좋은 입지와 상품 재고에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개인 단위 고객 이해, 개인화 상품 제안, 수요예측, 생활권 기반 배송 탄력성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유통업계는 고객 생애가치를 높이고 충성도와 이용 빈도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