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남행' 충돌…野 "전당대회용" 與 "지역갈등 조장"(종합)

홍유진 기자 서미선 기자 2026. 6. 2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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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네가 가라 호남식 압박"…TK 의원들 "정치 논리 좌우 안돼"
민주 "기업 투자마저 정쟁 소재 삼나"…호남권 의원들 '적극 유치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서미선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정부의 '호남권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두고 여야가 격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졸속 추진하려 한다며 "국가 전략산업이 정치적 논리에 좌우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지역 갈등 조장"이라며 반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정권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버팀목인 반도체를 호남에 보내겠다고 한다"며 "수백조 원이 투자되는 기업의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는 용수·전기·인력 등 제반 여건을 기업이 검토해 결정할 문제인데, 대통령이 직접 '네가 가라 호남'식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정부가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불쏘시개로 활용하려 하는 것 아닌가 의구심을 강하게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이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서 거둬들이는 이익을 마치 자기들 주머니 공깃돌처럼 생각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민주당의 전당대회 진행 과정에서 호남 민심을 얻을 수 있는 비장의 카드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반도체 하나만이라도 나라의 미래를 위해 아끼고 가꿔야 할 산업임에도 정권 목적에 의해 팔 비틀기식으로로 결정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 때문에 말씀드린다"고 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가 최고 권력이 방향을 제시하고, 기업 총수들과 연이어 만나고, 대통령실이 투자 논의 진행 상황까지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이 과연 이를 순수한 기업의 독자적 경영 판단으로 받아들이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전력이다. 첨단 팹은 24시간 365일 단 한 번의 정전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태양광과 풍력은 보조 전원으로 의미가 있지만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전체를 지탱할 기저전원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호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정부 측 논리를 반박한 것이다.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300조 투자 결정을 기업이 아니라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해 선언한다"며 "이재명 정권의 선거 표 계산으로 기업의 수백조 원을 강제 동원하면 그 참혹한 청구서는 주가 폭락과 일자리 증발 부작용으로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온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광주·전남권 제2국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유승관 기자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 의원 일동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국가 전략산업을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순간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관련 정책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구·경북은 이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구미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전자산업 기반과 첨단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특정 지역에 대한 정치적 배려가 산업 정책으로 연결된다면 지역 간 갈등을 키울 뿐 아니라 국가 전체 산업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재옥 의원은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가 기간 전략 산업을 정치적 속셈으로 입지 선정하고 속도전 하듯 밀어붙이는 것이 바람직한지 문제 제기할 것"이라며 "정권이 민간기업의 투자 입지마저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면 우리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반도체공장 입지 결정을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 전대용 총알로 쓰면 안 된다"며 "국가 균형발전은 중요한 정책목표이지만 전략산업의 입지를 정치가 먼저 지정하는 순간, 우리는 균형도 경쟁력도 모두 잃을 수 있다"고 가세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방송 주최 글로벌이슈 2026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6.5.27 ⓒ 뉴스1 김도우 기자

반면 민주당은 "근거 없는 비판과 지역 갈등 조장에 몰두한다"고 반박했다.

광주 동남을을 지역구로 둔 안도걸 원내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은 기업 미래를 위한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투자 결정마저 정쟁 소재로 삼는다"며 "정부의 팔 비틀기가 아닌 기업의 자발적 경제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백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은 기업의 철저한 사업성 분석과 미래 수익성 검토를 바탕으로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정부가 기업 의사결정을 강요하거나 좌우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기업의 미래 투자 전략마저 정치적 공방 대상으로 삼고 근거 없는 관치 경제 프레임으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건 국가 경쟁력 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 원내부대표는 "단순한 공장 신설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이번 대기업 투자의 본질과 진실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광주전남 투자와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라며 "이는 특정 지역 특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생산 역량을 확장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국가 전략"이라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6.18 ⓒ 뉴스1 허경 기자

민주당 호남권 의원들은 유치전 나서…"광주 몰빵 안돼" 견제구

호남권 민주당 의원들은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설에 힘을 실으며 일찌감치 각자 지역으로의 유치전에 나섰다.

5선 박지원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은 이날 페이스북에 "AI·반도체 강국을 위한 최적의 선택, 바로 전남 해남"이라면서 "해남은 풍부한 친환경 재생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있어 대규모 전력 수요 충당과 RE100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되어 있어 전기요금 절감도 가능하다"고 적었다.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도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전남광주의 몇 곳이 예정지로 언급되고 있다. 반도체에 가장 적합한 곳은 역시 첨단3지구"라며 "광주 인근의 담양·장성 지역은 인력 공급, 용수 및 전력 수급에 대체 불가한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김원이 의원(전남 목포시)도 페이스북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전남 서남권이 답"이라며 "모든 조건에서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RE100 산업단지 조성 기반을 갖춘 목포를 중심으로 한 전남 서남권이 최적의 입지"라고 했다.

전북에 지역구를 둔 김의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호남 반도체 투자에 열렬한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용인 몰빵'의 부작용이 '광주 몰빵'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나눠서 배치하는 게 필요하다"고 호남 내 반도체 클러스터 분산 배치를 주장했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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