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강 탈락 위기' 한국 구한 멕시코… 8년 전 빚 확실하게 갚아줬다
남아공에 0-1 진 한국에 희망 줘
멕시코 패했다면 韓 조 4위로 탈락
2018 월드컵 때와 다른 입장 돼

멕시코는 8년 전 한국에 진 빚을 완벽하게 갚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배 32강 자력 진출에 실패, 탈락 위기의 한국을 구해냈다.
멕시코는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체코를 상대로 3-0으로 완승했다. 이미 2승으로 32강 진출을 확정했던 멕시코는 남아공과 한국, 체코까지 모두 물리치며 3연승(승점 9)으로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체코전 결과와 상관없이 32강 진출을 확정한 멕시코는 이날 로테이션을 감행했다. 에이스 라울 히메네스(35·울버햄프턴)를 비롯해 브라이언 쿠티에레스(23·과달라하라), 에릭 리라(26·크루스아술) 등 주전급 선수들을 쉬게 했다.
전반을 0-0 무승부로 끝낸 멕시코는 후반들어 득점으로 한국을 도왔다. 후반 10분 만에 마테오 차베스(22·AZ II)가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왼발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6분 뒤엔 빠른 역습을 통해 훌리안 키뇨네스(29·알카디시야)가 오른 발로 골망을 갈랐다. 멕시코는 후반 추가시간에도 알바로 피달고(29·레알 베티스)가 쐐기골을 뽑으며 완벽한 승리를 가져갔다.
이로써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에게 진 빚을 말끔하게 돌려줬다. 당시 한국은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함께 F조에 편성됐고, 스웨덴과 멕시코에 연달아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최종전에서 독일을 2-0으로 격파하며 멕시코를 16강에 진출할 수 있게 도왔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려면 독일에 승리함과 동시에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어야 했다. 그러나 멕시코는 스웨덴에 0-3으로 패하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돕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 월드컵 기간 내내 멕시코인들은 "그날을 기억한다"며 한국인들에게 "우리는 형제"라고 감사를 표했다.


반면 한국은 32강 자력 진출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같은 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펼쳤으나, 수비적인 전술로 일관하던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23·AEL)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일격을 당했다.
한국-남아공 경기에서 멕시코인들은 한국을 응원했다. 경기 도중 관중석을 채운 멕시코인들은 체코전에 나선 자국 선수들이 득점할 때마다 함성도 질렀다. 한국이 승리하길 바라며 "꼬레아! 꼬레아!"를 목청껏 외쳤다.
하지만 한국은 막판까지 별다른 공격도 하지 못한 채 남아공에 0-1로 패했다. 남아공이 1승 1무 1패(승점 4)로 A조 2위가 됐고, 한국은 1승 2패(승점 3)로 3위에 그쳤다.
멕시코가 한국의 탈락을 막아준 셈이다. 멕시코가 체코를 잡아주는 바람에 조 3위 자리에 오르게 된 것. 만약 멕시코가 채코에 패했다면 한국은 4위로 탈락이었다.
그러나 조 3위도 안심할 수 없다. 12개 3위 팀 중 8개 팀만 32강에 진출하는데 승점, 골득실, 다득점, 페어플레이,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까지 모두 따져본 뒤 순위를 정한다. 한국이 32강에 진출할 경우 E조 1위를 확정 지은 독일 또는 G조 1위를 만날 예정이다. G조는 현재 이집트가 1위, 이란 2위, 벨기에가 3위를 달리고 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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