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보상 늘리고 CT·MRI 축소···건강보험 수가 개선

이준영 2026. 6. 25. 14: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역·필수의료에 연 3.6조 건보 투입
취약지·응급·산모·신생아·소아 보상 확대
검체·CT·MRI 과보상 연 2.6조 줄인다

2024년 9월 15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건강보험 수가 지원 구조를 개선해 지역과 필수의료를 강화하고 CT·MRI 등 과보상 부분은 축소한다. 한정된 건강보험 재원으로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인프라를 확대해 국민들이 언제 어디에서든 의료 공백을 겪지 않기 위한 목적이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현행 건강보험 수가는 행위 수를 쉽게 늘릴 수 있는 검사 분야는 과보상된 반면 진찰, 입원, 중증·응급 최종치료 등 필수진료는 저보상돼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내 의료비용분석위원회에서 의과에 해당하는 6000여개 건강보험 수가에 대한 비용 대비 수익 분석 결과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는 190%, CT·MRI 등 특수영상 검사는 194% 과보상되고 있다. 반면 필수진료인 진찰·입원·마취 등 분야는 저보상되고 있다.

이는 과잉 검사, 짧은 진료 등 환자들의 불필요한 의료 이용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의료기관 기능과 지역 여부, 의료행위 난이도·대기비용 등과 관계없이 동일한 수가가 적용돼 지역의료도 약화시키고 있다. 위험도와 난이도가 높고 응급 대기가 필요한 필수의료 역량은 위축시킨다.

정부는 건강보험 수가 개편 주기를 기존 5~7년에서 2년 이내로 줄여 불합리한 부분을 신속하게 개선한다.

◆ 비수도권·수도권 취약지 '지역 우대수가'

우선 정부는 지역과 필수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건강보험 수가체계 도입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연간 3조6000억원 건강보험을 투입한다. 올해 말 비수도권과 경기 의정부권, 남양주권, 이천권, 포천권,인천 서북권, 중부권 등 수도권 취약지 6개 진료권에 지역 우대수가를 확립해 연 4000억원 지원한다. 모든 수술·처치 행위에 10%, 야간·휴일 응급 수술·처치 10% 등 우대 가산한다. 인구감소 84개 시군구는 진찰·입원료에 대해 수가를 5% 높인다.

분만과 중증소아 처치에도 수가 보상을 높인다. 고위험 분만은 모자센터 내 분만 100%, 신생아 중환자 입원 30%, 처치 50% 가산한다. 중증소아 처치는 50% 상향한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지역 중 84개 시군구에 소재한 종합병원, 병원, 의원 등 2249개 의료기관에는 진찰료 5% 가산한다. 종합병원, 병원은 입원료 5%를 가산 적용한다.

비수도권 모자의료센터를 확충할 수 있도록 사후보상 시범사업을 비수도권 중심으로 확대한다. 고위험 산모, 신생아 진료에 드는 총 비용을 감안해, 손실 발생 시 손실을 보전하는 건강보험 시범사업에 현재 9개소가 참여하고 있다. 지역 병원의 환자 감염 관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중소병원 맞춤형 감염예방관리료 기준을 신설한다.

◆ 3분 진료 없앤다...충분한 진찰과 상담 보상 강화

환자들이 의사에게 충분한 진찰과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보상을 높인다. 건강보험 수가 기본이 되는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를 20년 만에 상향한다. 동네 의원 첫 방문 시 진찰료는 6%, 재진 시에는 4% 상향한다. 병원급 이상은 초재진 모두 2% 높인다.

충분한 진찰과 상담에 대해 상응하는 보상을 할 수 있도록 심층 진찰과 심층상담체계를 본격화한다. 현재 시범사업으로 시행되는 상급종합 병원의 15분 이상 심층진찰과 소아 대상 일차의료 15분 이상 심층상담은 본 사업으로 전환한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에서 15분 이상 심층진찰 시 8만5720원 적용하는 것을 현행 연 4회에서 연 6회로 확대한다. 아동 1차의료 심층상담 경우 0~2세 아동 대상,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15분 심층상담하면 의원 5만1430원, 병원 5만1860원 적용한다. 종합병원의 심층진찰과 내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일차의료 심층상담 시범사업을 새로 실시한다. 종합병원은 15분 이상 심층진찰 시 초진진찰료 3배 수준 적용을 연 4회 적용한다. 일차의료인 내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에서 10분 이상 심층상담 시 초진진찰료 2배 수준을 연 4~6회 적용한다.

환자들이 더 나은 입원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입원료 보상도 확대한다. 입원료 보상은 비용 대비 수익이 저보상돼 있는 점을 고려해 10년 이상 고정된 입원료 기본수가를 상향한다. 일반병실은 7%, 중환자실은 10%로 높인다. 간호인력 투입이 높은 입원실일수록 더 많이 보상한다.

지난 5월 22일 경기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뉴시스

◆ '응급, 고위험산모·신생아' 치료 보상 강화

응급 문제 해결을 위해 연 9000억원 규모 보상을 확대한다. 중증수술·시술 1600여 개 보상을 20% 강화하고, 야간·휴일 응급 시 5.5배 올린다.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는 전체 수술·시술 행위 2700여개 중 60%에 해당하는 1600여개 건강보험 수가 수준을 20% 높인다. 1600여개 행위는 심뇌혈관, 급성복증 등 응급 관련 수술·시술과 암 등 중증 수술, 복합골절과 재건성형, 동맥관 개존증 등 선천성 기형 관련 시술 등 난이도가 높고 숙련된 인력 투입이 많은 수술·시술이 대상이다.

휴일·야간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통해 응급으로 입원한 환자에 대한 수술 수가는 5.5배 상향한다. 같은 중증수술이어도 야간·휴일과 응급상황 등 시급성이 높을수록 보상 수준을 높여 중증응급 환자에 대한 최종치료 역량을 강화한다.

수술과 시술뿐 아니라 마취 등 최종치료에 수반되는 행위 보상도 확대한다.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전신마취에 대한 수가 수준을 현행 대비 50% 높이고, 1600개 중증 수술·시술과 이에 동반되는 마취에 대한 야간·공휴 가산을 현행 100%에서 150%로 강화한다.

고위험산모·신생아 위한 모자의료 보상 확대에 연 1000억원 투입한다. 기존에는 분만에 대해 공공정책수가를 최대 176만원 지원하고 있지만, 모든 분만에 일률적으로 지원하고 고위험 분만과 조산아 치료에는 보상이 부족했다.

이에 산모 중증도, 신생아 상태(주수, 체중 등), 지역 등을 고려해 중증모자센터와 권역 모자센터 등을 중심으로 보상을 확대한다. 한 번의 분만이 아니라 신생아가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기간에도 가산 수가를 신설해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중환자 치료 모든 과정에 수가를 확대한다. 28주 미만 또는 1000그램(g) 미만 조산아는 중증 모자센에서, 32주 미만과 1,500g 미만 조산아는 권역 모자센터에서 집중 치료할 수 있도록 분만과 신생아 중환자실 치료에 대한 가산 수가를 마련한다. 예를 들어 28주 미만 조산아를 중증모자센터에서 분만한 경우, 기본 분만 수가에 더해 약 440만원 가산하고 비수도권 모자센터 경우 약 506만원 가산한다.

신생아 중환자 경우 24주에서 28주의 약 4주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 시 4주간은 기본 입원료에 더해 120%(1일당 115만 원) 가산금을 추가해 입원료 보상을 2.2배 높인다. 비수도권 모자센터 경우는 150%(1일당 144만 원) 가산금을 추가해 입원료를 2.5배 보상한다. 고위험 임산부의 산전후 관리에 대한 보상 수준을 높이고 신생아 중환자실 내에서 이뤄지는 처치 가산을 신설한다. 기본적인 임신·분만 수가도 20% 상향하고, 고위험분만에는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모두 일반 분만의 100~200% 가산한다.

◆ 소아 보상 강화...검체·CT·MRI 과보상 조정

부족한 소아 치료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보상 수준을 높인다. 소아 1차진료를 강화하기 위해 진찰료 가산 연령을 현행 6세 미만에서 8세 미만으로 상향한다. 진찰과 입원 간에 서로 달리 적용된 가산 연령을 8세 미만으로 동일하게 조정하고 가산 수준을 높인다.

종합병원 이상에서 중증·응급 수술 1600개 수가를 20% 상향하는 과정에서, 같은 수술이어도 6세 미만 소아 수술은 난이도와 위험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50% 추가 가산한다. 소아 중환자실의 중증 처치가 필요한 경우, 처치에 대한 보상을 50% 가산하면서 비수도권과 수도권 취약지는 100% 가산한다.

소아·청소년 야간 진료를 담당하는 달빛 어린이병원(151개소)을 병원급(84개소)과 의원급(67개소) 간 기능을 고려해 병원급 중 입원진료, 수액치료 등이 필요한 중등증 소아 환자 진료 기능을 강화하도록 소아전문관리료를 신설(5만원)한다. 소아 인구가 적은 시군구 소재 달빛어린이병원에는 야간진료 수가를 30% 가산한다.

의료기관이 필수의료 기능을 하는 경우 더 보상받을 수 있도록 의료공급·이용체계 혁신과 연계한 보상을 강화한다. 중증 중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과 지역 내 대부분 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시행한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을 강화한다. 포괄2차병원 지원금액을 현재 연 7000억원에서 연 9000억원으로 높이고, 증액된 2000억원은 성과지원으로 활용한다.

2025년 7월8일 전북 남원시가 전북도 남원의료원에서 운영 중인 '달빛어린이병원'에서 한 어린이가 진료를 받고 있다. /남원시

반면 검체검사, CT·MRI 검사 등 과보상된 부분은 조정해 연 2조6000억원 가량 과다지출된 부분을 절감한다.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 과보상 수준이 비용 대비 수익 190%인 점을 고려해 150% 이상 과보상된 수가를 낮춰 연 1조7000억원 과다지출을 줄인다. 위탁 검사 경우 검사료 10%를 위탁관리료로 산정하는 제도를 폐지해 2000억원 지출을 줄인다.

컴퓨터단층촬영(CT)와 자기공명영상(MRI)은 수가 비용 대비 수익 150% 이상 과보상된 수가를 낮춰 연 7000억원 절감한다. CT와 MRI 성능, 내구연한 등 품질을 고려해 보상과 연계하고, 검사 품질을 높임으로써 검사의 중복 촬영을 방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립한다. 수가 조정 과정에서 중증·응급에 수반된 필수검사로 과다 검사 우려가 없는 경우는 검사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건강보험 수가 혁신방안은 실무 준비를 거쳐 오는 12월 시행 예정이다

과보상된 검체검사 수가의 단계적 조정과 연계해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를 27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 위·수탁 보상체계는 검체검사 과보상 조정 로드맵과 연동해 검사료 내 위·수탁기관별 보상수준을 명확히하고, 구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편해 검사료 할인을 차단하고 불필요한 검사 유인을 축소한다. 검체검사 수가 조정 1단계에서 진단검사(혈액·소변 등)는 평균 150% 이상 과보상된 수가를 낮추고 위탁검사관리료를 폐지해 조정된 검사료 내에서 위·수탁기관 역할 등에 따라 보상수준을 일정 비율로 구분한다. 각 보상수준 내 질 관리 강화를 위해 기본수가와 함께 질 제고 유인을 위한 ‘조건부보상’ 체계를 도입한다.

위·수탁 보상수준은 비용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지속 조정한다. 검사 수가 조정 2단계에서 과보상된 수가를 110% 수준으로 조정하고, 조정된 검사료 내에서 위·수탁기관별 비용분석 등을 토대로 보상수준을 추가 조정한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위·수탁기관에 대한 비용분석을 완료한다. 검체검사의 질관리 체계를 개선해 검사의 질과 환자 안전을 강화한다.

현행 의료 이용을 가정할 때, 본인부담 진료비는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필수의료 강화와 관련된 진료비는 본인부담이 없거나 낮게 설계됐고, 검체검사와 CT·MRI 수가 수준이 인하돼 본인 부담분도 함께 줄어든다.

정은경 장관은 "건강보험 수가 혁신방안은 국민 목숨을 살리기 위해 지역, 필수의료 투자를 대폭 강화하는 첫걸음"이라며 "건강보험 수가 개편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연 3조600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지역필수특별회계 지원도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ovehop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