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작업 노동자 사망···“또 2인1조 원칙 안 지켜졌다”

전남 영암 HD현대삼호 조선소 부두에서 발생한 홋줄 사망사고가 2인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중대재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속노조는 사고 당시 신호수 없이 로프 작업이 사실상 1명에게 맡겨졌다며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5일 오전 고용노동부 목포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홋줄 사망사고를 “표준작업지시서상 필요한 인원이 배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고 당일 선박 진수식과 접안 작업이 겹치면서 현장에 신호수가 없었고, 로프 작업도 사실상 A씨 혼자 맡았다고 밝혔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쯤 HD현대삼호 S8313호선 선수부 안벽에서 접안 작업을 하던 A씨가 로프에 맞아 쓰러졌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같은 날 오후 7시46분쯤 숨졌다.
사고는 선박을 로프로 안벽에 묶어 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대형 선박은 조금만 움직여도 로프에 큰 장력이 걸리는데, 당시 배가 움직이면서 메인로프를 잡고 있던 보조로프가 끊어진 것으로 금속노조는 파악했다. 풀린 메인로프는 A씨의 왼쪽 얼굴 부위를 가격했고, A씨는 반동으로 로프를 묶는 비트에 머리를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해당 작업이 HD현대삼호 표준작업지시서와 다르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지시서에는 선박 앞쪽과 뒤쪽에서 크레인 기사와 신호수가 각각 2인1조로 배치되고, 로프 작업도 2인1조로 하도록 돼 있지만 사고 당시 현장에는 신호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8000여개의 컨테이너를 싣는 대형 선박을 접안시설에 묶는 작업이었지만 로프를 잡는 일은 재해 노동자 1명에게만 맡겨졌다”고 비판했다.
작업 방식도 문제로 지목했다. 금속노조는 장력이 걸린 로프를 노동자가 직접 손으로 감는 방식은 위험하다며, 윈치 장치로 로프를 당기는 동종업계 사례를 들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HD현대삼호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반복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속노조는 2024년 잠수작업 중 사망사고, 2025년 추락 사망사고에 이어 올해 홋줄 사고까지 발생했다며 사업장 전반의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HD현대삼호에 표준작업지시서가 지켜질 수 있는 작업계획 마련과 위험 작업 방식 개선, 협력업체를 포함한 특별안전교육, 유가족 사과와 보상 등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에는 특별근로감독과 안전보건진단 명령,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수사를 촉구했다. 고용노동부는 정확한 사고 경위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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