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고습 날씨, 돌발성 난청 위험 높인다
고온·고습·강수 겹치면 발병 위험 높아

|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 여름철 이어지는 폭염과 높은 습도가 돌발성 난청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고온다습한 기상 환경이 내이(內耳) 혈류에 영향을 미쳐 청력 이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름철 청력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김민희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돌발성 난청과 기상 조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고온·고습 환경에서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축적된 건강보험 자료 약 36만건을 토대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기온과 습도, 강수량 등 기상 요소가 돌발성 난청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으며, 계절적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서혜부 탈장 환자군을 비교 대상으로 활용했다.
분석 결과 돌발성 난청은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발병 당일뿐 아니라 1~2일 전의 기상 상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기온과 습도, 강수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높은 기온과 습도, 많은 강수가 동시에 나타나는 환경에서 발병 위험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국내 여름철 특유의 급격한 기후 변화가 질환 발생과 연관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국은 짧은 기간 동안 기온과 습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특성을 보이는데, 이러한 환경 변화가 인체에 부담을 주면서 내이 혈관 순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탈수와 열 스트레스가 발생하기 쉬운데, 이 과정에서 혈액 점도가 높아지거나 혈관 기능이 변화해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 미세혈관의 혈류 공급이 저하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외상이나 명확한 원인 없이 갑자기 한쪽 귀의 청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이명이나 어지럼증, 소리가 울리거나 왜곡돼 들리는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발병 초기 치료 시기가 예후를 좌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증상 발생 후 2주 이내 치료를 시작할 경우 청력 회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나 이명,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민희 교수는 "돌발성 난청은 전신적인 혈류 및 환경 스트레스와 연관된 질환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이비인후과 분야 국제학술지 The Laryngoscop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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