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천 빈 들판 위 '우주항공청 신청사' 표지…2030년 우주항공 수도 밑그림
BTL 우수제안자 선정 완료…신청사에 더해 생태계 조성 추진해야
![[사천=뉴시스]우주항공청 신청사 부지로 선정된 경남우주항공국가산업단지 사천지구 A4블록. (사진=우주항공청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25/newsis/20260625130203307kfsz.jpg)
[사천=뉴시스]윤현성 기자 = 우주항공청 신청사가 들어설 경남 사천 경남우주항공국가산업단지 사천지구 한복판, 아직 특별한 건물이나 공사 현장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낮은 수목과 정비가 덜 끝난 땅 곳곳에 선 전신주와 가로등만이 넓은 부지를 가로질렀다.
눈에 띄는 것은 멀리 산자락을 배경으로 펼쳐진 빈 터에 줄지어 놓인 '우주항공청 신청사'라는 표지판이었다. 대한민국 우주항공 컨트롤타워의 새 보금자리는 아직 허허벌판에 가까웠지만, 사천이 '우주항공 수도'로 자리 잡기 위한 첫 윤곽은 이미 현장에 새겨져 있었다.
24일 찾은 우주항공청 신청사 예정 부지는 공사가 본격화된 현장이라기보다는 향후 개발을 기다리는 산업단지 부지에 가까웠다. 흙과 풀, 도로 기반시설, 전력선 등만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에는 대규모 건축물이 들어선 흔적보다 산단 조성을 위한 기초 정비의 분위기가 강했다. 신청사 건립이 완성 단계에 접어든 사업이 아니라 이제 막 본궤도에 올라선 장기 프로젝트임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우주항공청은 현재 사천의 임시청사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 임차 청사는 개청 초기 신속한 출범을 위해 마련된 공간인 만큼 장기적 행정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우주항공 분야 특성상 보안·회의·상황대응·국제협력 기능을 안정적으로 갖춘 전용 청사 필요성도 큰 상황이다.
신청사 부지는 경남우주항공국가산업단지 사천지구 A4블록이다. 면적은 6만9615㎡, 약 2만1000평 규모다. 계획상 새 청사는 현재 임차 청사의 약 2.5배 수준인 건축 연면적 2만913㎡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현장에서 본 부지는 아직 청사보다 '예정지'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다만 표지판 하나가 갖는 상징성은 작지 않았다. 우주항공청이 임시 거처를 넘어 사천에 뿌리내리겠다는 구상이 담겨있다고 여겨졌다.
우주항공청은 2030년 청사 이전을 목표로 신청사 건립을 추진 중이다. 사업 방식은 임대형 민자사업(BTL)이다. 민간이 공공시설을 건설한 뒤 정부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정부가 일정 기간 임대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우주청이 BTL 방식을 택한 것은 공기 단축과 사업 속도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국가 우주항공 정책을 총괄하는 전담기관이 임시청사 체제를 장기간 유지할 경우 조직 안정성은 물론 대외 신뢰도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현장 분위기만 놓고 보면 신청사 건립은 아직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은 단계다. 지난해 12월 계룡건설산업을 BTL 기획제안 우수제안자로 선정한 데 이어 적격성 조사, 사업계획 확정, 설계·시공 등 후속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실제 착공 시점과 세부 공정 등이 가시화된다.
이날 부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완성된 청사의 청사진이 아니라, 앞으로 4년 가량 이어질 조성 작업의 출발점 정도였다.
우주항공청 신청사는 단순한 행정청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정부가 사천을 중심으로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만큼, 신청사는 향후 우주항공복합도시와 산학연 클러스터의 구심점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사천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한 항공 제조 기반이 자리한 지역이다. 우주항공청 신청사가 들어서면 정책기관과 기업, 연구기관, 대학이 물리적으로 가까워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발사체·위성·항공·부품·소재 등 산업 전반의 협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지역이 기대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과제도 분명하다. 청사 하나만으로 우주항공 생태계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정주 여건, 교통 접근성, 교육·의료·문화 인프라, 기업 유치, 연구기관 이전 등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우주항공청 신청사가 단순한 새 건물 하나로 끝날지, 실제 인재와 기업을 끌어들이는 거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후속 투자와 정책 집행에 달려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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