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재벌" 변호사마저 사기 결혼 당한 '교도소 허풍선이'의 최후(종합)
재소자들 속여 투자 사기 2심도 징역 6년…문서 위조 8개월 추가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교도소 안에서 위조된 검찰·법원 서류로 재벌 행세를 하며 재소자들에게 투자 사기를 벌인 50대 허풍선이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변호사마저 속여 결혼하고, 그 결혼 사실마저 재소자 속이기에 사용했는데, 여러 재판부는 법정에서도 반복되는 피고인의 허세에 공통적인 재범 우려를 나타낼 정도였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황진희)는 지난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A 씨(53)의 항소를 기각했다.
사기죄로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던 A 씨는 구치소 내 수용자들에게 '수천억대 재력가'로 불렸다.
그는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로 활동하다가 주가조작으로 감옥에 갇혔다. 나는 4개 업체의 실제 사주"라고 떵떵거렸다.
그는 유명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자신이 MBA 학위를 밟고 있었고, 증권사 최연소 지점장 등을 거쳐 주가조작으로 200억 원을 벌었다고 했다. 또 홍콩 페이퍼 컴퍼니에 수백억 원의 잔고를 가지고 있다며 재벌 흉내를 냈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보고서와 공소장, 판결문 등을 자랑했다. 실제 주가조작범에 대한 검찰·법원 서류에서 '이름'만 바꿔치기 한 것이었다.
A 씨는 접견을 온 여성 변호사에게도 똑같이 학벌과 재력을 속여 환심을 사 혼인신고까지 했다. A 씨는 "내 아내는 변호사"라며 재소자들의 의심을 지웠다.
결국 한 피해자는 A 씨의 말을 믿고 지난 2021년 A 씨 소유 주식을 1주당 1만 원에, 총 6억 5000만 원 상당을 구입했다.
구치소에 접견하러 온 또다른 피해자는 2022년까지 A 씨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3억 5000만 원을 건넸다.
당연히 A 씨는 재력가가 아니었다. A 씨가 판매한 주식은 주당 1290원에 불과했다.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게 된 변호사도 A 씨와 이혼하고 명예훼손 혐의로 신고했다.
해당 사건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정에서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뻔뻔하게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피해규모가 10억 원에 달하고, 피해 변호사에 대한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해 사기 범행에 활용했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 씨는 같은날인 23일 광주지법에서도 변조공문서행사죄로 징역 8개월의 추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3월 중순쯤 광주교도소에서 "내 부인이 변호사"라며 재소자들에게 또다시 5차례의 허위 위조 공문서를 들이민 혐의였다.
해당 재판을 맡은 광주지법 형사6단독 차기현 판사는 A 씨의 범죄 전력을 찬찬히 뜯어봤다.
차기현 판사는 "피고인은 위조된 문서를 보여주며 허풍과 과시를 해놓고, 그것이 먹혀들면 점차 사기 등 추가 범죄로 이어나가는 패턴을 보여 왔다"며 "이번에는 다행히 상대방들이 속아 넘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그 범행으로 인한 위험성마저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차 판사는 "피고인은 장기간 수감생활을 해왔으면서도 허풍선이로 살아가는 그릇된 습성을 전혀 고치지 못하고 교정시설 내에서도 반복 재범하고 있어 비난 가능성이 높다. 법정에서 여전히 지식과 경험을 과장해서 말하는 모습을 볼 때 기회만 있으면 또다시 유사한 범행을 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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