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알리바바, 역대 최대 AI모델 베끼기 시도"… 美 의회에 제재 촉구

팽동현 2026. 6. 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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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적 규모 IP 절도" 주장하며 제재 촉구
알리바바 측의 증류 공격을 받았다며 앤트로픽이 미 의회 보낸 서한. PDF 캡처


오픈AI와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 선두주자로 꼽히는 미국 앤트로픽이 자사 AI 모델 기술역량을 중국 알리바바가 무단으로 빼내려 했다며 미 의회에 제재를 촉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앤트로픽이 지난 10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의 팀 스콧 위원장(공화)과 엘리자베스 워런 간사(민주)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AI 모델 '큐원' 관련 연구조직 운영자들은 지난 4월 22일부터 6월 5일까지 약 2만5000개의 허위 계정을 통해 앤트로픽 '클로드' 모델과 2880만 건이 넘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는 모델을 베끼는 증류(distillation) 공격이며 회사가 측정한 것 중 역대 최대 규모란 게 앤트로픽의 주장이다. 알리바바 측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에이전틱 추론, 장기 과제 수행 등 클로드의 가장 가치 있는 역량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이는 자사 이용약관과 접근제한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미·중 AI 갈등의 불똥은 이미 앤트로픽에도 튀었다. 미 상무부가 회사의 최신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 대상으로 수출통제 지침을 내린 게 이 서한을 발송한 이틀 뒤(12일)다. 출시(9일) 사흘 만에 이뤄진 조치로, 현재도 미국 내를 포함해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증류는 다른 AI모델의 출력 결과를 활용해 자사 시스템을 훈련함으로써 훨씬 적은 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더 작고 저렴한 모델을 만들 때 널리 쓰이는 합법적 기법이지만, 허가 없이 최첨단 모델을 모방하는 데 쓰이면 지식재산(IP) 침해 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앤트로픽은 이런 공격이 "불법적이고 체계적이며 산업적 규모로" 이뤄져, 미국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인 연구개발(R&D) 성과를 경쟁사가 비용부담 없이 가로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건이 지난 2월 공개적으로 지목한 중국 딥시크·문샷·미니맥스의 수법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3개사는 약 2만4000개의 허위 계정으로 클로드와 총 1600만건(미니맥스 1300만여건·문샷 340만여건·딥시크 15만여 건)이 넘는 대화를 생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앤트로픽은 서한에서 의회에 △미국 내 AI연구소 간 위협정보 공유 활성화 △중국 AI연구소의 첨단 미국산 반도체 접근 관련 허점 차단 △증류 공격 책임이 있는 중국 연구소에 대한 제재 등 입법을 촉구했다.

미 의회도 움직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상원에선 경쟁모델 훈련을 위해 미국 AI모델 출력물에 부적절하게 접근하는 중국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거나 제재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하원에서도 이와 관련 초당적 법안이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되도록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은 중국 등의 이런 행위를 "산업적 규모"로 규정하며 정부 차원의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미 정부도 알리바바를 압박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달 알리바바를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올렸다. 알리바바는 이에 불복해 명단에서 빼달라며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알리바바는 이번 앤트로픽의 주장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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