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 의혹' 제기자들 무죄 확정
"의혹은 허위지만, 허위 인식 단정은 어려워"
문서 배부 혐의 피고인 1명만 벌금 70만 원 확정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검찰이 기소한 지 약 12년 만의 결론이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25일 양승오 세명기독병원 핵의학과 과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피고인 5명 가운데 4명도 무죄가 확정됐다. 다만 박 전 시장 낙선을 목적으로 박씨 병역비리 의혹을 담은 문서를 74명에게 보낸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는 공직선거법상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배부죄가 인정돼 벌금 70만 원이 확정됐다.
양 과장 등은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게시판, 우편물 등을 통해 "박씨가 대리 신체검사를 받았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박씨가 중증 허리디스크를 앓는 다른 남성의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을 이용해 병역 4급 판정을 받았다는 등의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2011년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추간판탈출증을 이유로 4급 판정을 받았다. 병역비리 논란이 불거지자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MRI를 다시 촬영하는 공개 검증을 받았다. 검찰은 제3자가 박씨를 대신해 척추 MRI를 촬영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2013년 5월 병역법 위반 고발 사건을 혐의 없음 처분했다.
1심은 2016년 양 과장 등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의혹이 허위라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유포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피고인의 후보자 비방 혐의 등은 무죄로 봤다. 항소심은 올해 2월 주된 혐의를 무죄로 뒤집었다. 박씨가 직접 MRI와 서울지방병무청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촬영에 임했고 대리인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이 의혹을 허위라고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 뒤에도 해소되지 않은 의혹과 추가 의혹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며 "더 많은 자료를 찾는 등 추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후보자 비방을 위한 허위 사실 공표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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