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32강 반드시 간다” 운명의 한판 붉게 물든 서울 [세상&]

전새날 2026. 6. 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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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남아공전 앞두고
광화문 2만여명…여의도, 명동서 응원전
25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러 온 조쉬(46), 제이크(8), 오지한(44)씨. 이들은 캐나다 국적이다. 정주원 기자

[헤럴드경제=전새날·정주원·김도윤 기자] “대~한민국!”

월드컵 32강 진출이 걸린 운명의 한판을 앞둔 25일 오전 서울 도심은 이른 시간부터 붉은 물결로 뒤덮였다.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함께 지켜보려는 시민들은 아침부터 한국대표팀 응원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거리응원의 성지인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은 경기 시작이 가까워질수록 응원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전 9시30분께 서울시와 대한축구협회 추산 약 2만 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오전 7시30분께만 해도 광화문광장에는 100여 명이 빈틈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 두 차례 거리응원 때보다 기온이 떨어진 흐린 날씨에 시민들은 붉은 악마 티셔츠 위에 얇은 겉옷을 걸치거나 바람막이를 챙긴 모습이었다. 경기 시작 시간에 다가올수록 광장은 빠르게 붉게 물들었다.

오전 8시30분 현장 관리소와 장내 아나운서는 스탠딩 응원석(A구역) 매진을 알렸다. 자리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세종대왕 동상 뒤편 잔디밭(B·C구역)과 세종문화회관 계단으로 발길을 돌렸고, 오전 9시께에는 이들 공간마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25일 오전 8시30분께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운 붉은 악마들. 대형 스크린에 나온 응원단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정주원 기자

시민들은 입을 모아 “이번 대회 들어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광화문 거리응원에 세 번째 참석했다는 직장인 이성훈(41) 씨는 “1차전부터 계속 왔는데 오늘이 가장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32강 진출이 걸린 경기라 지난 두 경기보다 응원하는 사람들의 열기가 훨씬 뜨겁다. 오늘은 꼭 승리해서 우리나라의 힘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 동기인 최예린(27) 씨와 한지수(26) 씨는 “점심시간에 잠깐 볼 생각이었는데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려고 둘 다 연차를 냈다”며 “응원석이 이렇게 빨리 매진될 줄 몰랐다. 마지막 조별리그인 데다 32강 진출이 걸린 경기라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광장에는 외국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성균관대 교환학생인 멕시코 출신 스테파니(19), 다니엘(20), 파울라(24)는 “지난주에는 멕시코에서 한국과 멕시코 경기를 직접 봤는데 한국 응원 문화도 못지않게 열정적”이라며 “한국이 3대 0으로 이길 것 같다. 두 나라 모두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온 오지한(44) 씨는 아들 제이크(8) 군과 함께 응원 현장을 찾아 “캐나다가 개최국이지만 한국 사람들의 응원 열정이 훨씬 뜨거운 것 같다”며 “오늘은 중요한 경기인 만큼 반드시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신세계 본점·여의도에서도 한마음으로 거리 응원
25일 오전 10시께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 신세계스퀘어에서 월드컵 경기 응원전이 진행 중이다. 김도윤 기자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 신세계스퀘어도 경기 시작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8시부터 9시 사이 경찰과 안전관리 인력은 응원 구역을 순회하며 안전 점검을 벌였다.

오전 9시께 서울중앙우체국 앞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형 전광판을 바라보며 경기 시작을 기다렸고, 일부 시민들은 전광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응원 분위기를 만끽했다. 10시가 가까워지자 현장에는 50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황인범 선수 등번호인 6번 유니폼을 입은 김영수(40) 씨는 “쉬는 날이라 응원하러 처음 나왔다”며 “밖에서 다 같이 응원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왔다. 한국이 2대1로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판교에서 온 강금임(57) 씨는 “근처에서 일을 하다가 거리응원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며 “손흥민 선수가 이번 월드컵에서는 웃는 모습만 보여줬으면 좋겠다. 3대0 승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준호(28) 씨는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 수원에서 한 시간이 넘게 걸려 왔다”며 “광화문과 여의도, 코엑스에서도 응원해봤지만 이곳은 처음이다. 지난 경기보다 시원하게 골이 터지는 경기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9시15분께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월드컵 응원전이 진행 중이다. 전새날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도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메인 좌석이 대부분 채워졌다. 대표팀 유니폼을 맞춰 입은 시민들은 추로스와 커피 등 간단한 음식을 즐기며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출근길 복장 그대로 넥타이를 맨 직장인과 가족 단위 응원객도 눈에 띄었다.

9시10분께 선수단 입장 장면이 전광판에 나오자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는 “오! 대한민국”을 함께 외치며 응원 열기를 끌어올렸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을 촬영하거나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현장을 찾은 직장인 박성현(38) 씨는 “오전 반차를 내고 동료들과 함께 왔다”며 “사무실에서 보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응원하면 선수들에게도 기운이 전달될 것 같다. 오늘만큼은 꼭 32강 진출을 확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유니폼을 갖춰 입고 온 정민성(42) 씨는 “평일이라 고민했지만 응원 분위기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32강이 걸린 경기인 만큼 온 국민이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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