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00년된 버드나무 남겼다…노량진 '윌로우하우스' 가보니

권미란 2026. 6. 25. 10: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교육자·기업가 유일한 박사 발자취
'렉라자' 신약 성과 및 신약 개발 방향성 한눈에
서울 노량진 유한양행 본사 옆에 위치한 윌로우하우스에 들어서면 유한양행의 상징 버드나무를 형상화한 미디어 아트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사진=권미란 기자 rani@
사람은 죽은 후 돈과 명성을 남긴다. 그러나 가장 값진 것은 사회를 위해 남기는 그 무엇이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의 시작에는 한 사람의 신념이 있었다. 창업자 유일한 박사는 기업의 목적을 이윤에 두지 않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데 있다고 봤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한 유한양행은 오늘날 '국내 제약업계 매출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노량진 유한양행 본사 옆에 위치한 윌로우하우스를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선 공간 곳곳에는 창업자의 삶과 기업 철학, 그리고 유한양행이 걸어온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유한양행 상징 '버드나무' 의미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버드나무를 형상화한 미디어 아트였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과 뻗어나가는 가지의 움직임은 생명력과 성장의 이미지를 담고 있었다. 유한양행의 상징인 버드나무가 단순한 로고를 넘어 하나의 이야기로 펼쳐지는 공간이었다.

윌로우하우스라는 이름의 시작도 버드나무에서 비롯됐다. 유일한 박사가 독립운동가 시절 인연을 맺은 서재필 박사의 딸로부터 받은 버드나무 그림이 계기가 됐다. '유(柳)'는 버드나무를 뜻하고, 유 박사의 이름 '한'과 세계로 뻗어나간다는 의미의 '양행'이 더해져 지금의 유한양행이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체험 전시는 방문객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입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개인별 성향 분석 결과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차를 추천받는 티하우스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유한양행이 지난 100년간 국민의 '신체 건강'을 책임져왔다면, 윌로우하우스는 마음 건강까지 살피는 공간으로 확장했다는 설명이다.

기업가·독립운동가·교육자였던 유일한 박사

1895년생인 유 박사는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스스로 삶을 개척했다. 미국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사업보다 교육과 국민 건강을 우선하는 길을 선택했다. 생전에 교육가로 불리길 원했던 그는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과 국민 건강 증진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았고, 1926년 유한양행을 설립하며 이를 실천에 옮겼다.

윌로우하우스에서는 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가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남긴 유연장이 전시돼 있다. /사진=권미란 기자 rani19@

홀 중앙에는 유 박사의 유품과 유언장이 전시돼 있었다. 소박한 옷차림과 오랫동안 사용한 만년필 등은 검소했던 그의 생활 방식을 보여준다. 17년 사용한 만년필을 수리해 다시 2년을 더 사용했다는 일화는 기업가 이전에 교육자이자 사회인으로 살았던 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유언장은 유일한 박사의 기업 철학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기록이다. 그는 생전 작성한 유언장을 통해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남겼다. 개인의 부를 대물림하기보다 교육과 사회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이후 유한양행의 전문경영인 체제와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졌다.

독립운동가로서의 발자취도 담겨 있었다. 14세 때 미국에서 군사 교육을 받고, 이후 독립운동과 관련된 활동에 참여했던 유 박사의 또 다른 삶의 궤적이다.

손유민 도슨트는 "유 박사는 회사를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사회의 자산으로 바라봤다"면서 "생전에 강조했던 '정직'과 '혁신'의 가치는 오늘날까지 유한양행의 기업 철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렉라자로 증명한 개발 역량…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3층 비전홀에서는 유한양행이 걸어온 역사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공간에서는 의약품 생산 시설과 연구개발(R&D), 글로벌 협업 현황 등을 소개하며 전통 제약기업에서 혁신 신약 개발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유한양행이 걸어온 역사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3층 비전홀 /사진=권미란 기자 rani19@

글로벌 신약 개발 성과를 소개하는 전시에서는 주요 파이프라인과 글로벌 파트너십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그중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신약 개발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기술수출을 통해 국내 신약 개발 경쟁력을 알린 것은 물론, 건강보험 급여 적용 이전 환자들에게 무상 공급을 진행하며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제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는 기업의 가치를 이윤 창출에만 두지 않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데 있다고 본 유일한 박사의 철학이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 도슨트는 "윌로우하우스는 유일한 박사의 삶과 철학을 통해 기업이 사회와 함께 성장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공간"이라며 "방문객들이 유한양행의 100년 역사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현재 윌로우하우스 관람은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며, 개관을 기념해 약 3개월간 무료로 운영된다. 이후 티하우스 등 일부 체험 콘텐츠는 유료로 전환될 예정이다.

권미란 (rani19@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