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KOVO, 팀도 없고 육성도 없는데 외국인만 늘린다… 한국 배구의 구조적 역주행

스포츠평론가 김정훈 2026. 6. 25. 09:5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로배구 외국인 확대에 2군·리저브리그 부재…선수 육성 '빨간불'
한국 프로배구, 7개 구단과 2군 리그 부재로 성장 기반 취약
외국인 선수 확대가 국내 유망주 출전 기회와 국가대표 경쟁력 저해 우려
유소년 선수 감소와 생태계 위협, 구조적 개선 선행 필요성 강조


링컨-타이스-레오-비에나,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재계약 확정.(사진=김경수 기자/ 발리볼코리아닷컴 사진DB 자료)


【발리볼코리아닷컴=김정훈 스포츠평론가】한국배구연맹(KOVO)이 2027~2028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및 아시아쿼터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팀당 외국 국적 선수 3명을 보유할 수 있고, 코트 위에서도 최대 3명이 동시에 출전할 수 있게 된다. 6명이 뛰는 배구에서 절반이 외국인 선수로 채워질 수 있는 변화다.



연맹은 경기 수준 향상과 흥행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과연 지금의 한국 배구 구조가 이런 제도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문제의 본질은 한국 프로배구의 구조적 취약성에 있다.



현재 남녀부 각각 7개 구단에 불과한데, 이는 일본이나 태국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도 턱없이 적은 숫자다. 더구나 대부분의 구단이 2군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리저브리그 역시 사실상 부재한 상태다. 즉, 선수들이 성장하고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 자체가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만 늘리는 것은 기초공사도 하지 않은 채 건물의 층수부터 올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외국인 선수 확대의 직접적 피해자는 국내 백업 선수들과 유망주들이다.



이미 많은 선수들이 시즌 내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 외국인 선수 3명이 코트를 차지하면 국내 선수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진다. 감독 입장에서는 승리가 중요하므로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기용할 수밖에 없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국내 유망주에게 기회를 줄 이유가 줄어든다. 이로 인해 실전 경험 없이 은퇴하는 선수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국가대표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한국 배구가 국제무대에서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대형 공격수 육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확대는 공격 비중이 더욱 외국인 선수에게 쏠리게 만들고, 국내 선수들은 수비와 연결 역할에 머무르게 된다. 결국 국가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책임질 선수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유소년 시스템의 붕괴 가능성이다.



현재 여자 고교 배구팀은 20개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이미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로 진출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유소년 선수는 줄어들고, 학교팀이 줄어들며, 선수 풀이 줄어들고, 국가대표 경쟁력도 떨어진다. 외국인 선수 확대는 단순히 프로리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배구 전체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




지금 KOVO가 고민해야 할 것은 외국인 선수 확대가 아니라 성인팀과 2군 리그, 유소년 육성 체계의 확충이다.



프로팀과 실업팀을 확대하고, 대학팀 활성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샐러리캡 구조 개선과 연봉 인플레이션 억제 등 구단 운영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필요하다. 최소한 프로팀이 10개 이상으로 늘어나고, 2군 리그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유소년 육성 체계가 정착된 이후에 외국인 선수 확대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외국인 선수 확대가 아니라 한국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일이다.



팀이 있어야 선수가 생기고, 선수가 있어야 국가대표가 생기며, 국가대표가 강해야 리그도 살아난다. 2군도 없고 유소년 육성 대책도 없는 상태에서 외국인 선수 3명 출전은 한국 배구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 칼럼은 스포츠평론가 김정훈이 기고 한 글 입니다. 외부 칼럼의 경우 본지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도 있는 점을 밝힙니다.



●Copyright ⓒ Volleyballkorea.com. 무단복재 및 전재-DB-재배포-AI학습 이용금지.



◆보도자료 및 취재요청 문의 : volleyballkorea@hanmail.net



◆사진콘텐츠 제휴문의: welcomephoto@hanmail.net 



 

Copyright © 발리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